간만에 돌아오는 설교를 준비하며 문득 생각해 보았다.
목사는 설교를 하는 사람인데 설교를 하지 못한다면 어떤가?
교회사정으로 예배실에서 설교를 하지 못하고 성도들이 계시지 않는 인터넷 방송실에서 설교를 한다.
그것도 한 달에 한두번 정도 할 수 있으니 처음에는 편한줄로만 알았다.
물론 육신적으로 편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영적으로 메말라 가는 것을 느낀다.
설교를 준비하는 것이 힘들 때도 있지만 준비하면서 자기가 먼저 은혜를 받고 받은 은혜를 전하기 때문에 설교를 통해 영성을 유지하고 힘을 얻게 된다.
그런데 이런 설교를 못하고 있으니 목사의 영성이 약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개인영성을 유지하기 위해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지만 설교는 목사에게 있어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설교를 잘하고 못하는 것은 다음의 문제이고 설교를 할 수 있는 것이 은혜이고 복이다.
설교를 통해 영적으로 자기가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심방중에 가정이나 사업장에서 하는 설교는 자주 있지만 예배실에서 회중들 앞에서 설교하는 것은 그와 또 다르다.
오랜만에 설교를 준비하려면 더욱 힘이든다.
자주 하면 설교도 감을 잡는데 가끔하면 준비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릴뿐만 아니라 전달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더구나 성도님들이 계시지 않는 곳에서 작은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고 설교를 하면 머쓱하고 이상하다.
이제는 적응이 되어가지만 처음에는 정말 어색했다.
후에 방송설교를 할 기회가 있으면 지금의 훈련이 좋은 경험이 될듯은 하다.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할지 답답한 마음도 들지만 이것도 하나님의 또 다른 훈련방법이라 믿고 인내하며 감당하고 있다.
예배실에서 성도들과 정서를 공유하며 말씀을 나눌 수 있는 그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한다.
내일이 주일이지만 출입금지로 인해 교회를 들어가지 못하고
예배실에서 온전하게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한국교회의 아픔을 체험하고 있는 목사로서 빨리 이런 문제가 해결되어
자유롭게 설교할 뿐만 아니라 말씀과 기도에 전무하는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매진하는 주의 종이 되기를 소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