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참 자유

하마사 2010. 9. 11. 18:02

교회식구들과 함께 영월을 다녀왔다.

영월에 가면 볼거리들이 많다.

장릉을 비롯하여 청령포, 김삿갓문학관, 한반도지형, 별마로천문대, 고씨동굴 등 많은 관광지들이 있다.

특히 영월은 조선의 6대 왕인 단종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땅이다. 

아버지 문종이 죽자 12세에 왕이 되었지만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상왕으로 물러난 후 노산군으로 그리고 서인으로 강봉되어 영월의 청령포로 유배를 갔다가 17세의 나이에 결국 사약을 받고 한 많은 세상을 떠나는 비운의 왕이 거처하던 곳이다.

청령포와 장릉을 들러보면서 단종의 마음을 생각해보았다.

어린 나이에 믿었던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를 당해 삼면은 강물이 두르고 서쪽은 기암절벽이 가로막고 있는 청령포에서 한양을 바라보며 한숨쉬었을 단종의 모습이 보이는듯 했다. 그분에게 자유가 얼마나 그리웠을까? 청령포를 나와 영월을 마음껏 다니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두고온 왕궁과 한양이 얼마나 가고 싶었을까? 부인과 가족들과 떨어져 살면서 애뜻한 그리움도 있었을 것이다.

스스로 왕위를 내려놓고 왔다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청령포의 소나무를 벗삼아 유유자적하며 살았겠지만 왕위를 빼앗기고 서인으로 추락하여 살아가는 일상은 괴로움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늘의 왕위를 버리시고 이 땅에 오셔서 서인보다 못한 죄인 취급을 당하며 사셨지만 생명을 구원하는 사역을 감당하며 늘 소망가운데 사셨다.

두분의 차이는 무엇일까?

단종은 왕위를 빼앗겼지만 예수님은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이 땅에 낮고 천한 모습으로 오셨다.

단종은 비운의 왕으로 기억되지만 예수님은 십자가의 고난 이후에 부활을 통해 영광의 왕으로 기억되고 있다.

영월에 살았던 또 한사람은 방랑시인 김삿갓이다.

본명은 김병연으로 영월에서 열렸던 과거시험에서 김익순을 비판하는 글을 써서 장원급제를 하였지만 자기가 비판한 김익순이 친조부였던 사실을 뒤늦게 알고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삿갓과 지팡이만 의지하여 전국을 돌아다니며 풍자시를 쓰면서 일생을 살았던 인물이다. 그야말로 방랑생활을 하며 자유를 만끽한 사람이었다. 사람이나 직업, 환경에 매이지 않고 발걸음 닿는 곳에 머물다가 또 정처없이 떠나는 방랑생활이 얼마나 자유로웠을까?

단종과 비교할 때 김삿갓이 훨씬 자유자로 살았을 것이다. 청령포라는 공간에 갇혀있던 단종과 전국을 떠돌았던 김삿갓은 공간의 개념으로 비교하면 속박과 자유의 극과 극을 보여준다 하겠다. 그러나 김삿갓도 참된 자유자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조상에게 욕을 보였다는 자책감으로 괴로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공간적으로는 무한한 자유인이었겠지만 내면적으로는 부자유인으로 살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단종이 공간적으로는 부자유인으로 살았지만 내면적으로는 자유자로 살았을 수도 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기를 배신하고 고통을 안겨준 사람들을 진정으로 용서하며 살았다면 그나마 자유인으로 살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유는 공간의 개념이 아닐 수 있다.

성경은 말씀한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찌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예수님의 말씀안에 거하면 예수님의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게 되며 그 진리가 자유케 해준다고 말이다.

자유는 공간의 개념이 아니라 내면의 문제이다.

우리의 내면이 무엇으로 채워지느냐에 따라 자유와 부자유가 결정될 수 있다.

단종과 김삿갓이 영월이라는 지역적인 공간에 함께 묻혀있지만 그들의 삶의 방식은 천양지차였다.

한 사람은 왕으로 살다가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지에서 죽었고 또 다른 사람은 장원급제를 했지만 관직을 스스로 버리고 전국을 유랑하다가 죽었다.

두 분 모두 참 된 자유자는 아닐 것이다.

공간의 자유는 누구든지 누릴 수 있지만 죄로부터의 자유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참된 자유는 죄의 문제를 해결해주실 수 있는 예수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죄와 죄책감에서의 해방, 진정한 용서와 사랑을 통한 해방은 예수님을 통해서만 가능하게 됨을 깨닫게 된다.

우리에게 자유와 해방을 주시는 예수님을 믿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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