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예화

상선약수

하마사 2009. 3. 24. 17:05

섬기는 교회에 엄영주집사님이 계시는데 얼마전에 등촌고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퇴임하시면서 그 학교 교지인 '등마루'라는 책을 주셨다.

그분의 퇴임사가 있기에 읽어보겠노라고 말씀은 드려놓고 그동안 읽지 못하다가 오늘에야 읽게 되었다.

참 훌륭하신 선생님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교회에서 뵐 때는 잘 몰랐었는데 그 글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이렇게 훌륭하신 선생님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것이 감사했다.

그분의 글 중에 본인의 좌우명을 밝힌 부분이 있었다.

"나의 좌우명은 상선약수(上善若水)다" 라고 말이다.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 의미를 새겨보았더니 너무나 깊은 뜻이 담겨 있어 여기에 옮겨놓는다.

 

 

 

한자 이야기]<32>上善若水(상선약수)



22일은 물의 날이다. 물의 날을 정한 것은 아마도 물을 소중히 여기는 생각을 갖자는 뜻일 것이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물이 없으면 생명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주탐사선은 항상 행성에 물이 있는가를 살핀다. 여기에서는 한문의 세계에서 말하는 물의 의미를 보기로 하자.

老子(노자)에는 ‘上善若水(상선약수)’라는 말이 있다. ‘上’은 ‘위’라는 뜻이고, ‘善’은 ‘선, 착하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上善’은 ‘가장 위에 있는 善’, 즉 ‘가장 위대한 善’이라는 말이 된다. ‘若’은 ‘∼와 같다’라는 뜻이고, ‘水’는 ‘물’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若水’는 ‘물과 같다’라는 뜻이다. 이상의 내용을 합치면 ‘上善若水’는 ‘가장 위대한 善은 물과 같다’라는 말이 된다. 老子는 왜 가장 위대한 善을 물에 비유하였을까? 물에는 다음과 같은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물은 공평함을 나타낸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은 수평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물은 조금만 상하의 차가 있어도 반드시 아래로 흘러서 수평을 유지한다. 수평은 곧 공평이다.

둘째, 물은 완전을 나타낸다. 물은 아래로 흐를 때, 아주 작은 구덩이가 있어도 그것을 완전하게 채우면서 흐른다. 그러므로 물이 수평을 이룰 때, 그것은 완전한 수평이다.

셋째, 물은 상황에 따라 한없이 변하면서도 본질을 잃지 않는다. 물을 네모난 그릇에 넣으면 네모로 변하며,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글게 변한다. 그러나 그러한 물을 쏟아 보면 언제나 본래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넷째, 물은 겸손하다. 물은 가장 중요한 생명의 근원이지만 언제나 아래로 흐르며 낮게 있는 모든 곳을 적셔 준다. 아마도 노자는 물과 같은 삶을 추구한 것 같다. 그러므로 ‘上善若水’, 가장 위대한 善이 물과 같다고 했을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없이 아래로 내려가는 삶, 아무리 작은 구덩이라도 메워 가는 삶, 그래서 물과 같은, 그런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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