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교회에서는 성탄절에 다음해의 달력을 교인들에게 선물로 드린다.
그런데 금년에는 성탄절에 드리지 못하고 마지막주일에 드리게 되었다.
이 업무를 담당하게 된 나로서는 마음이 많이 상했다.
작년에도 달력을 만들었지만 이번처럼 힘들지 않았다.
가격면에서 싸다는 이유로 업체를 선정했는데 결국 낭패를 보고 말았다.
12월 24일까지 입고하기로 하고 일을 진행했는데
예년에 비해 일찍부터 작업을 시작하였기에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일을 진행하면서 약속을 하고는 거듭하여 지키지 않아 담당자에게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언제까지 디자인 샘플을 보여주겠다고 하고는 제 날짜에 가지고 오지 않거나
수정본을 가지고 오겠다고 하는 날짜가 지나서도 연락이 없어
전화를 하면 그때서야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다.
이러기를 여러차례 반복했다.
내가 먼저 전화하게 만들고 전화하면 미안하게 되었다고 변명하는 것이다.
나도 실없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담당장로님과 담임목사님께 언제까지 된다고 말씀을 드렸다가 제 날짜에 입고가 되지 않아
담임목사님이 성탄절에 교인들에게 이해해달라는 광고까지 하시게 만들었다.
안되면 안된다고 미리 말했으면 이런일이 없었을텐데 말이다.
약속을 어기는 것이 약속한 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치면 다행이지만
이처럼 많은 사람들과의 약속을 동시에 어기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약속은 그 사람의 인격을 보여줌과 동시에 신용과 연결된다.
작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은 큰 약속도 잘 지킬 수 있지만
약속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은 약속한 상대방도 그렇게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
성경은 하나님이 인간들에게 하신 약속을 기록한 책이다.
구약은 옛 약속이고 신약은 새로운 약속이다.
하나님은 약속을 지키시는 신실한 하나님이시다.
그렇기에 성경을 믿고 신뢰하며 진리의 길잡이로 삼고 살아가고 있다.
하나님은 약속을 반드시 지키시지만
나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는지를 생각해보았다.
내가 달력업체의 담당자에게 화를 낸 것처럼
하나님도 약속을 자주 어기는 나를 향해서 화를 내실 때가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너무 상대방이 어기는 약속에 대하여만 책망하면서
자기가 어기는 약속에대해서는 너무 관대한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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