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첫 눈이 펑펑 내렸다.
얼마나 많이 오던지 자동차의 와이퍼를 최고속으로 해야 앞이 보일 정도였다.
올들어 처음으로 오는 눈 치고는 너무나 많이 내렸다.
눈발을 헤치며 집에 들어가니
둘째 아이는 앞집 아이와 함께 눈싸움을 하러나갔단다.
어른들은 모두 눈을 피해 몸을 움츠리고 집안으로 들어오는데
아이들은 눈을 맞으러 밖에 나갈 정도로 그 마음이 밝고 맑았다.
눈을 흠뻑 맞고 들어오는 아들을 보면서 나도 한때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흘러간 시간의 거리를 감지할 수 있었다.
첫눈이 흠뻑 내려 온 대지를 감싸 안았으니
올 겨울은 포근하고 풍성한 기쁨의 소식들이 있으려나 보다.
세상의 온갖 더러움과 찌든 때를 흰눈이 감싸듯이
내 마음의 추함과 악한 생각이 정결하게 변하여
밝고 건강한 웃음이 넘쳐나는 겨울로 들어가는 첫 신호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