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참 좋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를 드릴 때 아직도 엄마라고 한다.
때로는 옆사람이 전화하는 것을 들으면 쑥쓰러울 때도 있다.
머리가 히끗한 사람이 엄마라고 부르니 말이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엄마라고 부르다가
어머니라고 하기도 새삼스러워 그대로 엄마라는 호칭을 쓴다.
시골에 가면 떠나올 때 꼭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쳐다보시며
손을 흔들어 배웅을 하신다.
나이가 들어도
엄마는 여전히 어릴 때의 기억속에 있는 모습 그대로다.
요즘 어린 딸을 키우면서 엄마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 생각해본다.
딸은 아빠와 오빠들이 있어도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엄마를 찾는다.
옥상에 빨래를 널기위해 가도 보이지 않으면 울어버린다.
쓰레기를 밖에 내놓기 위해 잠시 나가도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엄마를 찾으며 운다.
엄마가 금방 온다고 해도
일단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울기부터 한다.
엄마의 그림자라도 있어야지 잘 논다.
그리고 엄마가 자기를 보고 있어야 안심을 한다.
그러니 엄마가 없는 아이가 얼마나 불쌍하겠는가?
잠시 보이지 않는 엄마를 찾는 아이를 보면서
영혼의 부모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실제로 얼마나 불쌍한지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