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백혈병 어린이

하마사 2007. 8. 29. 21:18

아산병원에 갔었다.

12살인 동길이가 백혈병으로 입원해 있다.

일반인은 면회가 되지 않지만

특별배려에 의해 격리병실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동길이를 만날 수 있었다.

입원실 앞에서 손에 소독액을 바르고 비닐장갑과 비닐옷을 입고

문을 열고 들어섰다.

입술이 검은색으로 변해있을 정도로 힘들어 보였다.

손을 만졌더니 온기를 느낄 수도 없었다.

어린아이가 이토록 고통을 받으며 병마와 싸우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몇 마디를 질문했더니 대답하는 것조차 힘들어하는듯 하여

더 이상 묻지도 않고 기도하고 병실을 나왔다.

꼭 투병에서 승리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어린아이에게 어떻게 모진 병마가 찾아왔을까?

항암치료를 받는 어른들도 그 고통을 못이겨 하는데

어린 몸으로 견디려 하니 얼마나 힘이 들까?

병원을 다녀오면서

나의 두 아들과 딸이 건강한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을 대하면 욕심이 생긴다.

공부를 하는 대신에 텔레비전과 컴퓨터게임을 할 때는

조바심이 생겨 야단을 치기도 한다.

건강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도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오늘 집에 가면 아이들에게

건강하게 자라주어서 고맙다고 해야 겠다.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아도 감사와 행복이 그 만큼 자라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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