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이라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을 가지않아 온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인지라
뜻깊은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양화진을 다녀오기로 했다.
아이들에게는 목적지를 말하지 않고
차에 탄 다음 근처에 가서야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이 재미없다고 미리부터 불평할까 해서 말이다.
신학교 다닐 때 가보고 10년이상 지나서 가는 곳이라
그때와는 많이 변해있었다.
묘소주변이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가족이나 단체관람객이 찾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뜨거운 날씨라 땀을 흘리며 다녔는데
예상대로 아이들이 덥다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묘소의 비문에 적힌 글씨들을 잘 읽어보라고 해도
별로 관심이 없는듯 했다.
그러나 나는 그곳에 잠들어 있는 선교사님들을 생각하며
눈물이 핑돌며 가슴 뭉클한 감동이 있었다.
그분들의 은혜로 오늘날 이 땅에 하나님의 교회가 세워져
복음의 꽃을 피울뿐만 아니라 학교를 세워 수많은 인재를 길러냈고
병원을 세워 소외된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지 않았던가?
이름없이 소외된 땅 한국을 찾아와 모진 고통을 받으며
이 땅의 백성들을 섬겼던 그분들께 깊은 감사가 솟구쳤다.
지금은 아이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서 양화진을 다시 오게될 때
왜 휴일에 아빠가 온 가족을 데리고 이곳에 왔던지를 생각하고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될 날이 있으리라 믿는다.
다녀오면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느꼈느냐고 물었더니
큰 아이는 선교사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차안에서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오늘날 이 땅에 교회가 생기고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며 살 수 있는 것은
그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오늘도 이름없이 복음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사람들로 인해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어 가고 있음을 생각할 때
그분들에 대한 고마움이 가슴깊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