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대로 살아야 하는데 왜 이리 어려운지요? 예수님은 이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로 중간에 막힌 죄의 담을 허시고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화목하게 하셨습니다. 세상에는 죄의 담뿐만 아니라 유대인과 이방인의 막힌 담, 세대 간의 담, 계층 간의 담, 지역 간의 담, 종교 간의 담, 이념 간의 담, 정치적인 담, 인종 간의 담, 이성 간의 담 등 수많은 담이 있습니다. 이런 여러 담을 무너뜨리고 화목하게 하시려고 예수님이 오셨으니 우리도 서로의 담을 무너뜨리고 화목하게 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한데, 제가 속한 목사님들의 모임에서 담이 생겨 부끄럽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모임이니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마음은 씁쓸하고 아픕니다. 잘못했으면 사과하고, 사과하면 받아주고, 그렇게 화해하면 될 듯한데, 잘못한 사람은 잘못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오히려 상대에게 사과를 요구하니 화해가 되지 않습니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게 문제해결의 열쇠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자존심을 내세우면 담을 허물 수 없습니다. 연세가 드신 분들은 젊은이들이 무시한다고 생각하고, 젊은이들은 연세가 드셨으면 가만히 계시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게 기득권으로 작용하여 지금껏 이루어놓은 일을 젊은이들이 무너뜨린다 생각하여 서운해하고, 젊은이들은 지금껏 하셨으니 이제는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생각이 틀리지 않지만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면 대화가 되지 않습니다. 또 대화하려면 전제조건을 버려야 합니다. 전제조건 없이 만나다 보면 마음이 통하고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인간관계는 깨어지면 봉합이 어렵습니다.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깨어지지 않도록 서로 조심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어떤 모임이라도 관계가 깨어지면 서로의 흠을 찾기에 골몰하고 화해가 어렵습니다. 교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 안에서 관계가 깨어지면 다시 회복하기가 어려워 교회를 떠나는 분도 있습니다. 깨어진 감정은 신앙으로도 극복이 어렵다는 증거입니다.
요즘 목사님들의 모임에서 갈등이 생겨 중재를 위해 노력하나 마음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아 답답합니다. 목사끼리 화해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화해하라고 설교해야 하는 목사로 사는 게 참으로 힘듭니다. 때로는 이중인격자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성경 말씀이 생각납니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마 7:3). 성경대로 살기가 어려우니 목사는 이래저래 죄인입니다. 그러니 이런 목사를 긍휼한 마음으로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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