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361. 내려놓아야 합니다.

하마사 2024. 11. 9. 12:46

다음 주일은 한 해를 돌아보며 하나님께 감사로 영광 돌리는 추수감사절입니다. 농부가 씨를 뿌리고 가을에 추수할 때 노력보다 더 많이 수확할 수도 있는 반면에 더 적게 수확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살다 보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참 많습니다. 가정의 일이나 자식도 그렇고 일터에서나 교회 일도 그렇습니다. 모두가 원하는 대로 된다면 사회질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을 겁니다. 대부분 높은 자리에 있으려 하고, 편하게 살려 하고, 섬김을 받으려고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아내와 함께 아침에 선사유적지를 걸었습니다. 쌀쌀한 날씨에도 맨발로 걷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흙길이 차가울 텐데도 매일 맨발 걷기로 단련된 발바닥이라 가능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낙엽을 밟으며 걷는 재미가 솔솔 했습니다. 나무에 매달려 있던 낙엽이 땅으로 툭툭 떨어졌습니다. 나무도 몸집을 줄이며 겨울을 준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요즘 다니엘기도회에 참여하며 은혜를 받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성장배경과 성품과 경험을 살려 사람을 다양하고도 선하게 사용하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고난이 오히려 복이 되고, 다른 사람을 살리는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음도 깨달았습니다. 과거의 아픔과 상처를 마음에 묻고 고민하면 자기를 파괴하는 도구가 되지만, 그것을 오픈하고 선용하면 자유와 기쁨을 누리고 다른 사람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움켜잡은 것, 자존심, 자랑거리, 내면의 아픔과 상처, 내려놓으면 손해를 보고 죽을 것 같은 그것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빈 마음이 될 때 자유가 있고 여유가 생깁니다. 나무가 잎사귀를 내려놓듯이 내 마음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체면과 가식의 잎사귀들을 떨굴 때 세찬 겨울바람과 눈보라를 이기고 봄을 맞이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욕심의 잎사귀를 떨궈야 합니다. 잎이 떨어진 나무는 어떤 나무든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주신 것에 감사해야 합니다.

저는 이번 다니엘기도회에 세 가지 기도제목을 놓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응답하실지 기대하고 있으나 제가 원하는 대로 응답받지 못해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 주시는 대로 감사하며 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추수감사절에 감사할 게 많은 사람도 있고, 불평과 원망이 많은 사람도 있습니다. 선택에 달렸습니다. 주시는 대로 감사하기로 작정하면 모든 게 감사거리이고, 불평하기로 작정하면 모든 게 불평거리입니다. 내려놓으면 불평거리가 줄고 감사거리가 많아지듯이 내려놓음으로 감사거리가 풍성한 추수감사절이 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