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322. 사람의 마음

하마사 2024. 2. 3. 12:21

사람의 마음이 간사합니다. 자기 이익을 따라 변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익이 있을 때는 마냥 좋아하다가 불이익이 생기면 돌변하는 게 사람의 마음입니다. 그리고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깁니다. 다른 사람이 잘못했을 때 비판하고 욕하면서 자기에게는 관대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6:41)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은혜를 입을 때는 당연시하다가 조금 서운한 일이 생기면 원망합니다.

올해 예산 결산보고를 준비하기 위해 재정부원들과 교회 임차료에 대하여 의논했습니다. 임차료를 인상하지 않는 금액으로 책정하고 공동의회에서 예산 보고를 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줄곧 같은 금액으로 임차료를 지급하였기 때문에 올해도 그렇게 하리라 생각했습니다. 한데, 1월 세금계산서를 받아보니 인상된 금액이 적혀 있었습니다. 순간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야속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언반구도 없이 갑자기 인상된 세금계산서를 받았으니 말입니다. 20206월에 비전홀을 계약하면서 건물주가 기존의 금액보다 할인해주었고, 다음 해부터 정상가격을 받겠다고 했으나 그동안 배려해주었던 것입니다. 몇 년 동안 유예를 받았으면서도 그것은 생각하지 않고 당장 가격 인상에만 서운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 번 잘해도 한 번 실수로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그동안 잘한 건 생각하지 않고 당장 인상한 것만 두고 서운해하는 게 사람의 마음이고 목사도 예외가 아닙니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그렇습니다. 부모가 물질적으로 도와주면 좋아하고 능력이 없으면 무시당하기 일쑤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은혜를 베풀어주실 때는 당연하게 여기고, 어려움이 생기면 불평합니다. 최근에 어떤 선배 목사님의 하소연을 들었습니다. 평생을 목회하고 은퇴했는데, 사람들에 대하여 서운한 마음이 들더라고 했습니다. 사람을 많이 사귀기보다 깊이 사귀어야 한다는 조언도 해주었습니다. 옛날에 사정이 급하다며 돈을 빌려 가더니 지금까지 갚지 않고 모른 척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잊어버린 건지 아니면 시치미를 떼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화장실 갈 때 마음이 다르고 올 때 마음이 다르다는 옛말이 있듯이 사람의 마음은 이처럼 간사합니다. 그래서인지 변하지 않는 마음, 한결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존경스럽고, 좋습니다. 누구를 생각하면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에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는 그런 주심가족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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