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320. 소소한 행복

하마사 2024. 1. 20. 12:44

일상에서 누리는 행복을 소소한 행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험에 합격하거나, 취업하거나, 직장에서 승진하거나, 사업에서 큰 이윤을 내거나, 자녀가 결혼하거나, 잉태와 출산하는 등의 일은 큰 행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주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은 행복은 일상에서 자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작은 행복을 행복으로 느끼지 않으면 행복이라 할 수 없기에 행복의 기준도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최근에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교회 앞에 있는 배너(banner)를 보면서 행복합니다. 바람이 불면 넘어지고 찢어지고 폴대가 깨어져 여러 번 수리하거나 구매했습니다. 새것으로 바꾸어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고민하다가 이번에는 바람이 통하는 통풍 배너로 새롭게 했습니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지만, 통풍이 잘되어 다소 안심이 되니 배너를 볼 때마다 작은 행복을 누립니다. 그리고 자동차 와이퍼를 교체하면서 행복했습니다. 언젠가 주유소에서 주유하는데 와이퍼를 교체하라고 하여 교체했는데, 가격이 비싼 듯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와이퍼를 구매하여 제 손으로 교체했더니 가격이 훨씬 저렴했습니다. 비나 눈이 올 때 자동차를 타고 와이퍼가 작동하는 걸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또 한 가지는 그동안 여행 가방 바퀴가 고장나 잘 굴러가지 않아 불편했습니다. 바퀴만 교체하면 되는데 여행 가방을 버리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튜브를 검색하여 바퀴 교체하는 영상을 보고 인터넷으로 바퀴를 주문하여 교체했는데, 가방을 볼 때마다 기쁩니다. 그리고 목사님들과 운동하는 로커룸에 핸드폰 충전 거치대가 머리 부근에 있어 의자에 앉을 때마다 불편했는데, 짬을 내어 거치대를 옮겼습니다. 그 이후 자리에 앉는 분들이 편해졌습니다. 회원들은 모르나 그 일을 한 저는 볼 때마다 마음이 흐뭇합니다. 이런 일은 번거롭고 귀찮은 작업이라 돈을 들이면 손쉽게 할 수 있지만, 제 손으로 일하여 얻은 성과물인지라 볼 때마다 마음이 뿌듯합니다. 다른 사람은 관심도 없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기에 감동도 없으나 저에게는 기쁨이고 행복입니다. 이런 게 소소한 행복입니다. 나만이 알고 간직한 작은 행복 말입니다.

교회 일도 그렇습니다. 나만이 아는 섬김과 봉사가 소소한 행복을 줍니다. 누구나 관심을 가지지 않는 작은 일을 남몰래 했을 때 그것으로 얻는 기쁨이 있습니다. 교회 청소, 식당 봉사 등도 그렇습니다. 보이지 않는 일, 남이 알아주지 않는 일, 드러나지 않는 일을 했을 때 누리는 소소한 행복이 삶을 아름답게 만들고 소소한 행복이 모여 큰 행복으로 이어지는 듯합니다. 올해는 주심가족들이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면서 큰 행복을 만들어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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