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305. 3할 타자처럼

하마사 2023. 10. 8. 07:54

지금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습니다. 여러 종목의 선수들이 저마다의 기량을 뽐내며 메달을 놓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선수가 탈락하는가 하면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가 선전하여 메달을 획득하기도 합니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패배하여 눈물을 흘리는 선수도 있습니다.

스포츠를 통해 얻는 교훈이 많습니다. 한국야구팀이 대만과 첫 경기에서 패하여 입상에서 멀어지는가 싶더니 일본과 중국을 이기면서 금메달을 놓고 대만과 다시 한번 겨루게 되었습니다. 결승전의 결과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연거푸 패할지 아니면 설욕하고 값진 승리를 할지 기대가 됩니다. 야구는 9회까지 승부를 가름할 수 없습니다. 투수와 타자가 모두 중요합니다. 투수가 잘 던져도 타자가 점수를 내지 못하거나 반대로 타자는 안타를 쳐 점수를 내도 투수가 점수를 까먹으면 승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선발투수가 잘 던지고 승리요건을 갖추었어도 마무리투수가 점수를 지키지 못하면 패배합니다.

야구에서 3할대 타율이면 훌륭한 타자입니다. 열 번의 타석에서 3회 이상 안타를 치는 선수인데, 그만큼 안타가 어렵다는 방증입니다. 설교하는 목사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안타나 홈런을 치는 설교가 3할만 되면 좋으련만. 목사의 생각은 이런데 성도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은 듯합니다. 주일마다 안타나 홈런을 치는 설교를 기대하는데, 삼진을 당하든지 병살타를 치든지 하면 크게 실망합니다. 이런 성도들의 기대를 채워드리고 싶지만, 주일마다 홈런이나 안타를 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설교하고 강단을 내려올 때 어떤 주일은 풀죽은 촌닭 같은 모습이 되기도 합니다. 반면에 성도들의 얼굴이 밝고 은혜받은 표정을 보이면 홈런을 친 타자처럼 기쁩니다.

야구선수가 매 타석 안타나 홈런을 왜 치고 싶지 않겠습니까? 연타석 안타를 치기도 하지만 연타석 삼진을 당할 때도 있습니다. 이처럼 산전수전 공중전을 거치면서 3할대 타자가 되는 것이지요. 야구천재라는 별명을 가진 선수도 이번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11타수 1안타를 쳐 1할에도 못 미치는 타율로 마음고생을 하다가 중국과의 시합에서 4타수 3안타 1홈런 1볼넷을 기록하며 결승전 기대를 부풀게 했습니다.

설교자도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처럼 강단을 오를 때마다 안타와 홈런을 치는 설교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예수님도 고향에서 설교하실 때 환영받지 못하셨고, 바울 사도도 아덴에서 설교로 은혜를 끼치지 못했는데, 어떻게 매번 안타와 홈런을 칠 수 있겠습니까? 저는 3할 이상이면 감지덕지합니다만, 지금보다 은혜로운 설교의 타율을 높여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심교회 > 목회자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307. 감사 릴레이  (0) 2023.10.21
306. 채우시는 하나님  (0) 2023.10.14
304. 고향의 추억  (0) 2023.09.30
303. 한 명의 힘  (0) 2023.09.23
302. 교파와 교단, 노회를 소개합니다.  (0) 2023.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