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295. 어디까지 섬겨야 할까요.

하마사 2023. 7. 29. 12:15

교회가 매월 후원하는 나눔과기쁨이란 비영리단체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빵을 받아 고시원에 매주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 채소와 두부 등을 받을 때는 친교부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내어 천호동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해야 하고, 4층 고시원까지 전달하는 일이 번거롭습니다. 여름과 겨울, 비와 눈이 오는 날은 더욱 그렇습니다. 구태여 하지 않아도 되는 일입니다. 고시원에 있는 분들이 그런 수고를 아는지, 어떤 마음으로 받는지도 모르지만, 소외된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듯하여 수년째 꾸준히 지속하고 있습니다.

주심교회는 주님의 심장으로 사랑하고 섬기는 교회이며 행복한 사람, 행복한 가정, 행복한 교회,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교회입니다.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서는 사랑하고 섬기는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합니다. 섬김을 받겠다는 사람만 있으면 행복한 공동체가 될 수 없습니다. 섬김을 받았으면 또 다른 사람을 섬겨야 행복을 확산시킬 수 있습니다. 이웃의 행복이 결국 나의 행복과 연관됩니다. 불행한 이웃이 있으면 그 불행이 나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심교회를 개척하면서 4층에 고시원이 있어 신경을 썼습니다. 낮과 밤을 거꾸로 사는 분들도 있고, 소리에 예민한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되어 방음공사에 특히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고 그만큼 공사비도 많이 들었습니다.

섬기다가 때로는 지칠 때가 있습니다. 언제까지, 어디까지 섬겨야 하나? 돌아오는 메아리가 없을 때 과연 계속해야 할까? 섬김받으면서 감사를 모르고 당연시하는 사람이 많으면 섬김이 힘듭니다. 사람은 소통을 통하여 관계가 지속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편리하게 믿음 생활할 수 있는 이유는 목장을 섬기는 목자목녀 부목자, 부서를 섬기는 부서장들의 섬김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매주 주일에 일찍 출근하여 교회 앞 청소부터 시작합니다. 1층 복권집 앞과 도로에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많습니다. 지하에 있는 노래방 손님들이 때로는 복도 계단에 구토하고 심지어 똥을 싸 놓을 때도 있었습니다. 평일에는 청소업체에서 청소를 하나 주일에는 저의 몫입니다. 구토한 오물과 똥을 치우면서 정말 싫었지만, 사람들의 똥까지 치워주는 목회를 하자며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누군가 편리하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낮아지는 섬김이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의 섬김으로 가정, 교회, 공동체, 사회가 행복하게 움직이는 걸 기억하고 그분들에게 언제나 감사하고 축복하는 주심가족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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