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269. 세차하듯이

하마사 2023. 1. 28. 17:56

차를 가지고 지방을 다녀왔더니 외관이 엉망입니다. 눈을 맞으며 도로를 달리면 도로의 먼지와 눈이 엉켜 차를 지저분하게 만듭니다. 와이퍼를 계속 움직이며 시야를 확보해야 하고 도로도 미끄러우니 조심해야 합니다. 차를 보니 마치 전쟁터를 다녀온 듯합니다. 누가 보면 세차도 하지 않고 저렇게 차를 운행하나 욕할까 신경이 쓰이고 차를 내리고 탈 때마다 괜히 부끄러웠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세차장도 문을 열지 않으니 세차할 때까지는 게으른 사람이라는 불명예를 달고 지내야겠습니다.

자동세차장에 가면 잠시 후 깨끗하게 세차하여 나오면 새 차로 변신하니 목욕한 듯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발하면 왠지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사람의 외모도 그만큼 중요한 듯합니다. 외모를 잘 가꾸는 사람이 마음도 잘 가꾸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요.

세차이야기를 하면서 차를 손쉽게 세차하듯이 마음도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 자동세차장과 같은 시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범죄자들이 가는 교도소에 그런 시설이나 기계가 있으면 더욱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쉽게 그렇게 되지 않으니 안타깝습니다. 저도 때론 그렇게 마음 세차를 했으면 할 때가 있습니다.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세차장처럼 한 번 들어갔다 나오면 기분이 싹 바뀌는 뭐 그런 획기적인 발명품을 기대해봅니다.

그때까지는 주심교회가 그런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나오면 마음을 세차하고 나오는 기분이 들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교회가 될 수 있다면, 먼저 목사부터 그렇게 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나오면서 죄의 때를 깔끔하게 씻고 변화되어 나올 수만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주심교회 담임목사인 나부터 마음 세차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동세차장을 운영하는 관리자의 마음으로 먼저 내가 마음 세차를 잘하고 주심가족들의 마음 세차를 정성스럽게 해드리는 목사가 되고 싶습니다. 오늘 주일예배를 드리는 주심가족들이 마음세차장을 다녀갔으면 합니다. 그나저나 날씨가 너무 추워서 언제 세차하고 자동차와 마음이 깨끗해질 수 있을지요. 빨리 동장군이 물러가기를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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