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247. 매듭 풀기

하마사 2022. 8. 27. 08:23

매듭은 실이나 끈 따위를 잡아매어 마디를 이룬 것, 또는 어떤 일에서 순조롭지 못하게 맺히거나 막힌 부분을 의미합니다. 대나무는 마디를 만들기에 단단하고 더 높이 자랄 수 있습니다. 끈도 중간중간에 매듭을 만들면 더욱 튼튼해집니다.

한데, 사람들과 엉킨 매듭은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여러 사람과 불편한 매듭을 맺고 살았습니다. 아직도 감정이 정리되지 않고 마음이 거북한 사람도 있습니다. 제 성격이 원만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속으로 삭이는 편이라 빨리 관계를 회복하지 못합니다. 그런 사람은 가능한 피하고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립니다. 시간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웅덩이에 고여 있는 물을 저으면 가라앉아 있던 찌꺼기가 올라오듯이 언젠가 상한 감정이 다시 올라오고 맙니다. 마음의 매듭이 풀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요즘에 매듭을 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거 일로 관계가 껄끄럽던 사람이 생각나면 감정의 매듭을 풀려고 합니다. 천국에 가기 전에 매듭을 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경조사가 생길 때 찾아가 인사를 하면 자연스럽게 매듭이 풀어지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앞으로 가능한 매듭을 만들지 않기로 했습니다. 가족과의 매듭이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생긴 매듭, 부부간에 생긴 매듭, 자녀와 생긴 매듭, 일터에서 생긴 매듭, 심지어 교회에서 생긴 매듭도 있습니다.

매듭을 잘 풀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상대방이 풀어주기를 기다리기 전에 내가 먼저 매듭을 푸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꽁꽁 묶인 매듭을 풀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자존심을 버려야 합니다. 먼저 매듭을 푸는 사람이 지혜롭고 용기가 있는 사람이며 이기는 사람입니다. 매듭 풀기를 미루어왔던 저의 경험을 비추어보면 자존심이 문제이고, 거절당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저는 소심한 성격이라 먼저 다가가지 못하여 매듭을 더 단단히 묶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결박을 푸시는 분입니다(116:16). 죄의 결박과 더불어 관계의 매듭도 풀어주시는 분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한 매듭을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계속 매듭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매듭을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매듭을 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거북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하나님께 도우심을 구하고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가야 합니다. 그리고 혹시 저와의 관계에서 매듭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풀기 바랍니다. 주심가족들은 서로 거북한 매듭을 만들지 않고 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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