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245. 효도하는 기쁨

하마사 2022. 8. 13. 13:36

장남이기에 연로하신 부모님이 늘 염려가 됩니다. 그나마 두 분이 함께 계시고 근처에 동생이 살아서 다소 안심이 됩니다. 하지만 최근에 병원에 모시고 갈 일이 자주 생깁니다. 어머님은 얼굴 신경 마비 증상이 생겼을 때 코로나 상황이라 병원에서 일찍 치료를 받지 못해 병을 키웠습니다. 당시에 매일 병원에 가야 했는데 제가 자주 갈 수 없는 형편이라 마음만 졸였습니다. 동생들과 순번을 정해 병원을 모시고 다녔으나 장남으로 마음이 편치 못했습니다. 지금은 많이 회복되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아버님도 게이트볼장에서 심한 어지럼증으로 구급차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자식들 곁을 떠나 천국으로 이사하겠지만 그때까지 건강하게 평안히 사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주에 아버님이 85회 생신을 맞아 동생들과 모였습니다. 이웃집에서 안마의자를 보고 좋으셨나 봅니다. 그래서 동생들과 의논하여 안마의자를 선물로 드렸더니 자식들 돈 쓴다고 극구 사양하다가 나중에는 참 좋아하셨습니다. 자주 이용한다고 어머님이 귀띔해 주었습니다. 또한 막냇동생 부부가 부모님을 모시고 맛난 음식을 대접해주니 그것도 좋아하셨습니다. 자식들로부터 효도 받는 기분이 좋으신 듯했습니다. 이런 일 저런 일로 늘 부모님을 위해 마음 써주는 아내가 고맙기만 합니다.

어머님은 몸이 불편한데도 평생 일한 습관으로 쉬지를 않습니다. 텃밭에 무어라도 심어 자식들 줄 욕심으로 몸을 움직입니다. 나물이나 감자, 옥수수를 삶을 때와 같이 불을 많이 사용해야 할 때는 집밖에 솥을 걸어놓고 불을 피워 음식을 장만합니다. 그래서 헛간에 땔감이 필요한데, 없다며 아쉬워했습니다. 이참에 어머님 소원도 풀어드려야겠다고 마음먹고 주변에 널려있던 땔감들을 모아 헛간에 채워드렸습니다. 더운 날에 땀이 비 오듯 했으나 참 기뻤습니다.

효도는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것을 해드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으로 하는 효도도 필요하고, 마음을 알아주는 효도도 필요한듯합니다. 부모님이 이 땅에서 사실 날이 그리 길지 않기에 사시는 동안 마음 편하게 원하는 것을 해드리는 자식이 되고 싶습니다. 주심교회를 개척할 때 부모님이 시골 땅을 팔아 개척자금을 주셨습니다. 자식을 위해 아낌없이 주신 부모님을 위해 마음과 물질로 여생을 행복하게 사시도록 하는 게 목사 자식의 도리라 생각합니다. 말없이 시골에 다녀올 때면 담임목사가 부모님께 효도하러 갔다 여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심교회 담임목사이기도 하지만, 부모님의 사랑받는 맏아들이기도 하다는 점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심교회 > 목회자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247. 매듭 풀기  (0) 2022.08.27
246. 목사의 애타는 마음  (0) 2022.08.20
244. 담임목사의 휴가  (0) 2022.08.06
243. 예배 때 은혜받는 방법  (0) 2022.07.30
242. 다음 세대를 위한 기도와 협력  (0) 2022.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