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244. 담임목사의 휴가

하마사 2022. 8. 6. 10:47

휴가 절정기는 7월 말부터 8월 초인데, 주심가족들도 지난 주간에 휴가를 많이 다녀왔습니다. 제주도를 비롯하여 고흥, 영주, 횡성, 그리고 해외에 다녀온 분도 있습니다. 어머님이 입원하여 병간호로 휴가를 보낸 분도 있고,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휴가 갈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해마다 일주일씩 휴가를 보냈으나 올해는 필요할 때 잠깐씩 휴가를 다녀오려 합니다. 내일은 아버님 생신 모임으로 부모님이 계시는 원주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9일까지 있으려 합니다. 22일에는 처가 식구들과 함께 여행하려 합니다. 그리고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음식도 먹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도 만나려 합니다. 이처럼 띄엄띄엄 휴가를 가는 것도 재미있을 듯합니다. 휴가 후유증도 덜할 것 같고요.

사람이 일만 하면 재미없습니다. 쉴 때도 있어야 살맛이 납니다. 돈을 버는 재미도 좋지만, 돈을 쓰는 재미는 더 좋습니다. 왜 돈을 법니까? 쓰기 위해서 버는 겁니다. 돈을 많이 벌어도 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참 불쌍한 사람입니다. 물론 아끼고 절약하여 선한 일에 기부하는 귀한 분들도 있으나 대부분은 그렇지 못합니다.

우리는 죽어서 천국에 갈 사람입니다. 천국은 항상 안식을 누리고 평안한 곳이기에 특별한 휴가가 필요 없습니다. 휴가는 일하는 사람에게 필요합니다. 이 땅에서 땀 흘리며 수고하고 노력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값진 시간입니다.

목사에게도 휴가가 필요합니다. 목사도 수고하기 때문입니다. 기도하고, 설교 준비하고, 성도들을 돌보고, 섬기는 데 에너지가 많이 소진됩니다. 에너지가 고갈되면 기쁨을 잃어버리고 의무적인 일이 되고 맙니다. 저는 설교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설교 준비할 때마다 힘이 듭니다. 어떤 목사님은 설교하는 게 너무 행복하고, 설교 준비하는 것이 즐겁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지 못하기에 그런 분이 정말 부럽습니다. 그래서 설교 준비하지 않고 설교를 쉬는 게 저에게는 가장 좋은 휴가입니다. 물론 목사로서 설교하는 게 엄청난 영광이고 기쁨입니다. 설교할 교회와 성도들이 없는 목사님들에게는 행복한 투정으로 비칠 것입니다. 사실 행복한 투정입니다. 주심교회와 주심가족이 있어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하지만 훌쩍 떠나서 머리를 식히고 다른 환경에서 마음껏 쉬고 싶을 때도 있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이번 여름에 담임목사가 짬짬이 사라지면 제가 휴가 중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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