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249. 명절 증후군

하마사 2022. 9. 10. 10:56

추석과 설은 흩어졌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입니다. 민족의 대이동이란 표현이 적절한 정도로 많은 사람이 고향을 찾습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즐겁기도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여 명절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부모님은 자식들이 오지 않을까, 잘 도착할까, 와서 사이좋게 지낼까, 교통체증은 심하지 않을까 등등. 자식들은 벌초는 어떻게 할까, 고향에 언제 갈까, 누구와 갈까, 무슨 선물을 준비할까, 부모님 용돈은 얼마나 준비할까, 언제 본가와 처가로 갈까, 여자들은 음식은 어떤 종류로, 얼마만큼 어떻게 준비할까, 동서 혹은 올케들과 무난하게 지낼까? 등등. 그러고 보니 명절에 신경을 써야 할 일이 참 많습니다. 만남이 좋으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명절에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고 화목해야 하지만 오히려 불화하고 심지어는 관계가 깨어지기도 합니다. 만남의 설렘과 함께 그만큼 긴장도 유발하는 시간입니다. 특히 말로 인한 상처가 생기기 쉽습니다. 오랜만에 가족이 만나 각자가 간직한 아픔과 상처를 건드리면 명절의 추억이 악몽이 되어 다음 명절에는 만나고 싶지 않은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처가부터 다녀왔습니다. 장모님 생신이 추석 전날이라 저희는 항상 본가에서 추석을 보내고 다음 날에 가게 되어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아내에게도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고요. 그런데 처조카들이 새 가정을 이루고 모이게 되어 추석 전에 처음으로 처가 식구들과 모두 만났습니다. 5남매의 장남을 만나 본가부터 챙기느라 마음고생이 많았던 아내가 누구보다 좋아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남성 중심이라 명절 역시도 그렇습니다. 음식 장만과 설거지는 여자들의 몫으로 여성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그리고 본가에서 명절을 지낸 후 친정으로 가기에 식구들을 제대로 만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한해씩 번갈아 명절을 보내는 순서를 정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일 듯한데, 그것도 양가가 서로 배려해야 가능한 것이지요.

아무튼 명절은 즐겁기도 하지만, 가족 풍습도 달라 서로 배려해야 행복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다 종교까지 달라 제사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는 가정이 있습니다. 이런 분은 이중고통을 겪게 되는데, 속히 믿음의 가정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추석 명절에 고향을 가는 분이나 자식들이 찾아오는 분이나 명절증후군을 겪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한 명절을 보내기를 기도합니다. 어른들은 자식의 마음을 헤아려 배려해주고, 자식은 부모님의 마음을 알고 효도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명절 보내기를 축복하며 기도합니다.

'주심교회 > 목회자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251. 기도의 동지들  (0) 2022.09.24
250. 마중물  (0) 2022.09.17
248. 교회에서 하는 식사교제  (0) 2022.09.03
247. 매듭 풀기  (0) 2022.08.27
246. 목사의 애타는 마음  (0) 2022.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