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167. 명절 생각

하마사 2021. 2. 13. 16:33

    한국에는 새해가 두 번 있습니다. 신정과 구정입니다. 신정에 새해 인사를 하고, 설에도 새해 인사를 합니다. 두 번이나 축복하기에 복을 많이 받는 나라인 듯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를 두 번 맞는 것도 감사합니다. 이번 설에도 많은 분이 문자나 카톡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축복해주고, 마음의 선물도 주셔서 감사합니다. 명절 때마다 일일이 답신하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해 죄송하기도 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번 설은 특이한 명절이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어 온 가족이 함께 모이지 못했습니다. 저희 가정도 다소 쓸쓸한 명절이었습니다. 저는 장남이라 명절을 거를 수 없습니다. 부모님은 동생들에게는 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저에게는 오지 말라는 말씀을 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안 와도 장남가정은 와야 한다는 뜻인 듯합니다.

    5남매의 장남은 책임이 무겁습니다. 요즘은 혜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장남의 무게감은 여전합니다. 장남은 부모님에 대한 책임감이 있습니다. 효도하지는 못해도 늘 부모님에 대한 마음을 쓰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장남의 아내로 사는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결혼해서 좁은 집에 세 명의 동생들을 번갈아 데리고 살다가 결혼시켰으니 아내의 고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데, 때로 동생들이 그 마음을 몰라줄 때면 서운한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동생이 있으면 부모님과 동생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해야 하기도 합니다. 저는 가정이나 교회, 속하는 공동체에서 일복이 많은 사람인가 봅니다. 일하지 않는 사람은 일하지 않고도 살지만, 일하는 사람은 늘 해야 할 일이 생깁니다. 일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복인지, 아니면 일하고 사는 사람이 복인지는 하나님이 아시고 각자가 판단해야겠지요?

    주심가족들 중에 명절을 외롭게 보낸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가족이 입원한 가정,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가정, 가족이 모일 수 없는 환경에 처한 가정, 가족과의 불화로 만나지 않는 가정, 사업이나 직장으로 명절을 쉬지 못하는 가정 등이 그렇습니다. 모두가 즐거운 명절은 아니라도 다른 사람이 기뻐하면 함께 기뻐해 주고, 명절을 보내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분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주심가족이 되었으면 합니다.

    주심가족 여러분! 새해에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도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