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아내와 함께 새벽기도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교회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내가 복도 전등을 켜고, 앰프를 켜고, 음악을 틀면 아내가 강단에 물을 올리고 히터 켜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아내가 피아노 반주하고, 설교 후 기도할 때 밖에 나가 전등 끄고 늦게까지 기도하고 집으로 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가정에서는 욕실에 있는 수건과 치약과 칫솔, 면도기가 가지런하게 놓여있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식사 때가 되면 상 위에 밥과 반찬이 놓여있고, 설거지 역시 아내가 하는 것으로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출근할 때 옷걸이에 걸린 깨끗한 옷을 갈아입고, 양말을 신으면서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아내가 집 청소와 빨래, 아이들 방 정리, 출근하는 아들을 깨워 출근시키고 학생인 둘째 아들과 막내딸 챙기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교회에서도 그랬습니다. 목장식구들이 청소하지 않으면 아내가 청소하고, 주보를 접고, 주일에 열 체크 하고, 안내하고, 때로는 반주하고, 빈자리가 생기면 메꾸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교회 이곳저곳을 돌보면서 조이홀과 비전홀을 살피고, 꽃이 시들면 꽃을 정리하고, 주심기도팀 출석부와 기도제목 업데이트하고, 기도자리를 지키며 기도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한데, 장모님이 허리 수술로 입원한 날로부터 간병인을 하게 되어 그동안 몰랐던 감사를 깨달았습니다. 가정과 교회에서 아내의 빈자리를 경험하며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것들이 모두 감사의 조건이었습니다. 당장에 먹는 것이 부실했고, 빨래가 쌓이고, 욕실 수건이 부족해졌습니다. 싱크대가 지저분해졌고, 집안이 어질러졌습니다. 큰아들이 늦잠으로 회사에 지각했습니다. 새벽기도 때 혼자 와서 모든 것을 챙기려니 시간이 두 배나 걸렸습니다. 피아노 반주가 없으니 박자감이 부족한 저로서는 불편했습니다. 눈이 내리자 바닥이 지저분해졌습니다. 일주일 동안 몰랐던 감사를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10월 31일(화)부터 이선광목자, 이종선목녀 부부가 한결같이 새벽기도를 하면서 강대상 조명을 켜고 끄는 일을 했는데, 올해 1월 12일(화) 장위동으로 이사 한 다음 날부터 새벽기도 자리가 비게 되자 두 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절실했습니다.
지금 함께 하는 아내와 가족, 그리고 주심가족들이 더 소중하게 여겨졌습니다. 일상이 감사했습니다. 감사를 모르고 무심코 지나치는 오늘 하루가 너무나 감사한 날입니다. 저는 새벽기도 시간에 ‘감사로 하루를 시작하고, 감사로 하루를 마감하는 행복한 하루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새해에는 몰랐다가 깨닫는 감사가 아니라 주심가족 모두가 늘 감사, 주시는 대로 감사하며 사는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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