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127. 영혼의 꽃샘추위

하마사 2020. 4. 24. 19:07

지난주는 꽃샘추위로 다시 겨울이 온 듯했습니다. 기온이 뚝 떨어지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 겨울옷을 다시 꺼내야 할 형편이었습니다. 꽃샘추위는 이른 봄, 꽃이 피는 시기를 시샘하는 추위입니다.

영적인 생활에도 꽃샘추위가 있습니다. 영적으로 성장하고 성숙하려 할 때 그것을 시기하여 넘어뜨리려는 일종의 시험입니다. 학생이 시험을 치르듯이 신앙인들에게도 시험이 있습니다. 간단한 시험이 있는가 하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처럼 성적에 많이 반영되는 시험도 있고,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수능시험도 있습니다. 시험을 거부하면 졸업을 할 수 없고 상급학교에도 들어가지 못하듯이 신앙생활에도 통과해야 할 시험이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어쩌면 영혼의 꽃샘추위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릴 때는 온 국민을 위협했으나 수그러들어 부활절을 기점으로 교회에서 예배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꽃샘추위와 같은 고난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삶의 뒤안길에는 누구에게나 고통이 있기 마련이므로 왜 나만 겪는 고난이냐고 불평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지난 424, 목사안수 받은 지 20년이 되었습니다. 20년 동안 목회하면서 여러 번의 꽃샘추위를 겪었습니다. 고통의 끝이 있다는 것이 복음입니다. 고통이 끝없이 지속되어 희망조차 없는 곳이 지옥입니다. 목회에도 꽃샘추위가 있는데, 하물며 삶의 현장에 어찌 꽃샘추위가 없겠습니까?

주심가족 중에도 지금 꽃샘추위를 견디고 있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질병, 경제적 어려움, 사업의 손해, 배우자, 자녀들, 일터와 이웃, 교회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꽃샘추위가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과의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영혼의 꽃샘추위가 있습니다. 추위가 대상을 구분하지 않듯이 믿음의 분량과 상관없이 영혼의 꽃샘추위가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때는 견디고 버텨야 합니다. 꽃샘추위가 지나면 따뜻한 봄이 오고,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듯이 우리의 삶에도 봄날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매서워도 영원한 행복의 문이 열릴 때까지 영혼의 꽃샘추위를 기도하며 잘 버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