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123. 봄은 왔는데

하마사 2020. 3. 27. 15:37

봄이 왔습니다. 새싹들이 봄을 알리고 개나리와 목련이 방긋 웃고 벚꽃이 미소지으며 거리를 밝게 합니다. 코로나가 위협해도 어김없이 봄은 옵니다. 거리 두기로 몸은 떨어져도 봄은 오고, 얼굴을 만나지 못해도 마음의 봄은 옵니다.

섬김실에 있는 프린터가 고장이 나서 고치려 했으나 수리비가 비싸 인터넷으로 구매했습니다. 사용설명서를 보고 설치했으나 스캔 기능이 되지 않았습니다. 혼자서 끙끙거려보았으나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구입처에 문의하여 담당자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전화 통화하며 알려주는 대로 했더니 정상적으로 작동되었습니다. 드라이브를 설치 않은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외양은 이상이 없는데, 그것을 작동시키는 드라이브를 깔지 않고 노력한들 소용없었습니다. 하드웨어가 좋아도 소프트웨어가 작동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계절 역시 하나님의 프로그램에 의해 움직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매서운 겨울이라도 하나님이 만드신 소프트웨어에 의해 봄기운이 작동하면 저절로 새싹이 돋고, 꽃망울이 맺히고, 꽃이 피는 자연의 신비가 만들어집니다. 사람이 노력해서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로 자연히 세상이 바뀌어 갑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때가 되면 소멸할 것입니다. 국가와 전문가들이 확진을 막고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나 하나님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소프트웨어를 돌리시면 순식간에 사라질 것입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이 그렇게 하시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기고만장하던 인간의 교만을 꺾으시고 겸손케 하십니다. 미세한 바이러스로 세계인이 떨고 모든 활동이 멈추는 것을 보게 하십니다. 하나님의 영역에 도달하려 바벨탑을 쌓던 자신을 돌아보게 하십니다.

이번 사태로 우주 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높이고 찬양하는 예배가 위축되었습니다. 교회에서 드리던 예배가 온라인으로 가정에서 드려집니다. 지난 주일에는 구청에서 2명의 공무원이 예배를 점검하러 왔습니다. 예방조치 준수와 예배참석자 명단 작성을 요청했습니다. 미준수 시 집회 금지명령과 명령 위반 시 300만원 이하의 벌금, 확진자 발생 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예배까지 금지하게 만드는 코로나의 위력이 대단했습니다. 이런 위협까지 받으며 드리는 찜찜한 예배 분위기에 따뜻하고 온화한 봄기운이 빨리 감돌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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