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22. 은혼식

하마사 2018. 4. 6. 18:18

   은혼식은 서양풍속에서 결혼 25주년을 기념하며 부부가 서로 은으로 된 선물을 주고받는 의식이고 금혼식은 결혼 50주년을 기념하며 금으로 된 선물을 주고받는 의식입니다. 얼마 전 저희 부부가 은혼식을 맞았는데 덤덤하게 보냈습니다. 사실 은혼식이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매년 결혼기념일도 챙기지 못했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챙기지 않으셔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아직도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모릅니다. 집안마다 분위기가 달라 생일이나 기념일 등을 잘 챙기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가정이 있습니다. 저는 후자라 기념일을 특별히 챙기지 않고 지나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달랐습니다.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챙기고 생일도 잘 챙기는 가정 분위기입니다. 그러니 저와 같은 남편을 만나 서운한 것도 많았을 겁니다. 은혼식 날은 그냥 넘어갔지만 금혼식에는 큰 선물을 해야겠습니다. 돌아보면 부부가 만나 25년을 살았으니 오랜 세월을 함께 보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만나 느닷없이 신학교를 가겠다고 직장을 그만두고 공부를 시작했으니 황당했겠지요. 그래도 남편의 뜻을 따라주고 지금까지 협력하는 아내가 너무 고맙습니다.

인생을 행복하게 살려면 사람을 잘 만나야 합니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 잘 만나야 합니다. 스승을 잘 만나야 하고 친구를 잘 만나야 합니다. 부부를 잘 만나야 하고 인생의 협력자를 잘 만나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과의 만남이 가장 중요합니다. 세상에서의 만남은 이 세상에서 끝이 나지만 영원까지 이어지는 만남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만남의 복을 달라고 늘 기도합니다. 기도한대로 하나님은 저에게 좋은 만남을 주셨습니다. 좋은 교인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해서 주심가족들을 만났습니다. 여러분은 좋은 목사를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하셔서 제가 좋은 목사가 되도록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주심가족들과 은혼식을 할 수는 없지만 20년 가까이 행복하게 살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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