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심방받는 목사

하마사 2017. 8. 29. 18:53

이사를 하고 요즘 여러 사람의 심방을 받는다.

함께 섬기던 교구식구들이 찾아온다.

외로울뻔 했는데 누군가 찾아와 차를 마시고 가니 참 좋다.

이사심방하던 목사가 심방을 받는 입장이 되어보니 심방의 소중함을 새삼 실감한다.

주변에 사람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찾아오는 사람이 없으면 얼마나 쓸쓸할까?

요즘 성도들은 심방을 꺼린다.

자기를 오픈하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한다.

십 수년을 섬기면서도 한번도 심방하지 못한 가정이 있다.

교회에서 인사하고 지내는 사이지만 그분의 속사정이나 사는 모습을 잘 모른다.

자기를 드러내지 않으면 친숙해지지 않는다.

이사를 하여 내 집을 오픈하면서 살려한다.

누구나 쉽게 찾아와 차를 마시고 담소할 수 있는 곳,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할 수 있는 곳,

내가 먼저 사는 모습을 공개하고 교인들 곁으로 가까이 가기를 원한다.

누구나 쉽게 와서 기쁨을 나누고 아픔과 상처를 공감하며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집으로 만들고 싶다.

그래서 집도 2층으로 인도하신 듯 하다.

접대할 수 있는 차와 과일을 많이 준비해야겠다.

아이들은 싫어할지 모른다.

자기들의 공간이 침해당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이들도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사람이 많이 찾아오는 집이 행복하다.

사람은 더불어 살 때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누구나 찾아와서 어떤 이야기라도 나누다 갈 수 있는 집이 되기를 소원한다.

이곳에 사는 동안 이웃과 소통하고 교인들이 편하게 올 수 있는 그런 집이었으면 좋겠다.

주심교회가 시작되면 우리집에서 모임을 많이 가질 것이다.

같이 먹고, 담소하고, 비전을 함께 공유하며 기도하는 그런 모임이 이어지는 집을 만들 생각이다.

우리 가족만이 아닌 교인들 모두가 가족이 되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가정교회를 꿈꾼다.

앞으로 계속 찾아오는 분들로 인해 심방을 많이 받는 목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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