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가 작곡가이며 지휘자인 존 러터가 한 콘서트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훌륭한 합창곡 연주를 마치고 우레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러터는 청중들에게 양해를 구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이 곡을 한 번 더 연주해도 될까요. 그러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청중의 귀에는 완벽한 연주로 들렸지만 지휘자의 귀에는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무엇인가가 들렸던 것입니다. 합창곡은 다시 연주됐고 비로소 러터도 기뻐했다 합니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맞아 2016년을 다시 살 수만 있다면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그런 생각에 깊이 빠지면 사탄이 참소할 기회를 주는 구실이 됩니다. 솔직하게 자기를 진단하되 스스로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도달할 수 있는 데까지 올라가 보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 도중에 내려오실 것이다’ 라는 말처럼 우리는 실패하지 않는 모습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주님께 보여드릴 책임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궂은일과 실패한 일까지도 선하게 사용하시는(롬 8:28) 주님께 일의 결과를 맡기고 항상 최선을 다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