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둘째 주 토요일, 3대가 함께 하는 특별새벽기도회가 있다.
3대가 함께 예배참석하고 축복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뜻 깊은 시간이다.
두터운 외투를 입고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오는 아이들을 보는 것만으로 즐겁다.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로 이어지는 신앙교육에 문제가 생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회학교가 무너지고 있다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온다.
섬기고 있는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할지 고민하지만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러 세대가 함께 드리는 예배는 신앙의 추억을 물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특별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아내와 딸과 함께 아침을 먹으러 간다.
주로 콩나물국밥을 먹는다.
교회 주변의 콩나물국밥집 순례는 이미 마쳤다.
딸이 좋아하는 식당이 있지만 성도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 피한다.
길동에 있는 식당은 너무 복잡해서 곤란하다.
천호동에 있는 식당도 갔는데, 지난달부터 문이 닫혀있었다.
오늘도 들렀더니 폐점할 모양이다.
할 수 없이 한강을 건너 구의동으로 진출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조용하여 우리식구가 먹기에는 적절했다.
아내가 아침식사를 준비하지 않아 좋고 딸도 좋아하니 계속 할 생각이다.
두 여인이 가지 말자고 할 때까지는.
식당을 다니면서 콩나물국밥도 여려 종류가 있는 것을 알았다.
계란을 국밥에 넣어 먹는 방법이 있는가하면, 작은 그릇에 김과 함께 먹도록 따로 주기도 한다.
음식도 먹는 방법에 따라 맛이 달라지고 이름도 달라지듯이 사람도 행동하기에 따라 품위가 달라질 수 있다.
국밥에 섞여 동화될 수도 있고, 아니면 국밥 먹기 전에 계란의 맛을 유지한 채 고객들에게 기쁨을 줄 수도 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은지 결정해야 한다.
자기를 버리고 동화되어 살든지 아니면 자기 맛을 잃지 않고 콩나물국밥에 포함된 메뉴처럼 살든지 선택해야 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느 쪽일까?
어떤 맛을 내고 있을까?
무리 속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목사인가?
아니면 콩나물국밥 메뉴에 포함되었지만 고유의 맛을 내는 목사일까?
하나님이 원하시는 독특한 맛을 내면서 메뉴를 더욱 빛나게 하는 그런 목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