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말썽 많은 자동차

하마사 2016. 10. 2. 15:06

자동차가 10년이 지나자 나이표시를 한다.

주행거리 16만km가 가까웠으니 그럴 만도 하다.

오랜 세월동안 나와 가족, 성도들을 태우고 열심히도 다녀주었다.

그만큼 사용했으니 노고를 인정해달라고 떼를 쓴다.

부품을 교환해달라고 졸라서 꽤나 많이 갈아주었다.

하체 엔도, 미션오일, 팬벨트, 엔진과열등 센서, 브레이크 호스, 서머스타트, 운전석 문짝 손잡이, EGR흡기 파이프, 머플러, 크랭크각센서, EGR밸브, 예열플러그 등등.

수리비만도 엄청나다.

점점 부담이 된다.

보험을 갱신했더니 차량가액이 451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그나마 감사한 것은 차량가액이 떨어지자 보험료가 저렴해졌다.

가난한 목사를 두신 아버님의 지원으로 차를 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차량 교체를 걱정해야하니 세월이 참 빠르다.

얼마 전에는 차가 자주 멈추어 걱정을 많이 했다.

신호대기를 한다거나 잠시 멈추어 있으면 시동이 꺼졌다.

정차할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시동이 꺼지면 뒤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급히 재시동을 걸어 출발했다.

주행 중에 멈출까 걱정되어 거액을 들여 수리를 한 후에는 마음이 놓인다.

돈의 필요성을 실감했다.

수리하고야 안심하고 운전할 수 있으니 말이다

매연도 많이 나와 시동을 걸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주변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릴 때는 몸 둘 바를 모르겠다.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듯하여 차를 타기가 민망하다.

하지만 어쩌랴?

차 없이는 일을 할 수 없으니.

굴러갈 때까지는 타야겠다.

차가 노후화되자 주인에게도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다.

자동차 역시도 세월의 무상을 느낄 것이다.

힘껏 사람을 태우고 물건을 싣고 봉사했건만, 수리비가 든다고 타박을 받으니 말이다.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하지만 그렇다고 부담을 안고 계속 애용할 수는 없을 테니 서서히 이별연습을 해야할까보다.

자동차를 바꿀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오랫동안 정들었지만 헤어질 수밖에.

차도 수명이 있음을 인정하고 스스로 받아들이면 좋으련만.

알아듣지 못하니 탈 때까지 사이좋게 지내야겠다.

자동차처럼 사람도 수리가 필요하다.

나도 언젠가 말썽 많은 자동차처럼 가족과 주변인들에게 면박을 당할 때가 있겠지.

그 때를 위해 몸과 마음을 수리하면서 살아야 한다.

영혼수리 센터인 교회에서 정기검사를 받으며 폐신준비(廢身準備)를 해야 한다.

몸은 쇠약해져도 영혼만큼은 생생하게 살다가 천국에서 영생할 줄 믿고 소망가운데 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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