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전화가 된다.

하마사 2016. 8. 8. 11:36

휴가 중에 물놀이를 하다가 전화기에 물기가 들어가 곤란을 겪었다.

받는 전화는 잘 되는데, 내가 하는 말을 상대방이 듣지 못하니 답답했다.

오해 사기가 십상이었다.

전화를 받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상대방의 전화기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내 전화기에 문제가 있었다.

자기가 문제인 것을 알 때 수리가 가능하다.

인간적인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자기를 고치려 하지 않는다.

서비스센터에서 부품을 교체하지 않고 수리를 하여 몇 번은 사용했지만 결국 또 고장이 났다.

주말에 불편을 겪다가 오늘에야 부품을 교체하면서 온전히 수리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생활에 얼마나 불편함을 주는 지를 알게 되었다.

전화가 오면 누군지를 알았다가 아내의 전화기로 전화를 해야 했다.

아내의 전화기로 연락하면 모르는 전화번호이니 잘 받지 않거나 조심스럽게 받곤 했다.

생활 속에 스마트폰이 얼마나 가까이 와 있음을 깨달았다.

잠시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살아보는 것도 딴 세상을 사는 듯 했다.

서로 연락을 주고받지 않고 살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외딴 섬에 사는 듯한 기분이 들겠다.

이제 전화기가 된다.

전화를 받으면 상대방이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마음대로 전화를 할 수도 있다.

문명의 이기를 편리하게 누리다가 잠시 벗어나 많이 불편했다.

하지만 영성생활을 위해서는 때로 불편함이 유익할 때가 있다.

사람의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하나님의 음성을 더 가까이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화가 된다.

감사하기도 하고 약간은 아쉽기도 하다.

자연과 하나님의 소리에 심취할 수 있는 전화없는 세상을 잠시 살아보려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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