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을 물질만능주의 시대라고 한다.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을 정도로 돈의 위력이 막강하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도 결국 돈의 많고 적음으로 갈린다.
과거에는 군사력이 국력의 기준이 되기도 했지만 오늘날은 경제력이 더 우선시된다.
돈이 없는 국가는 국제사회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대기업은 자본을 앞세워 점점 커지고 자본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
가정과 개인도 그렇다.
부유한 사람들은 부를 자랑하며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생활을 하려 한다.
심지어 교회도 돈 앞에 자유롭지 못하다.
대형교회들이 자금력을 앞세워 화려한 성전과 교육관, 선교관, 비전센터 등을 건축하여 종교적 욕구와 문화적 편리함을 충족시켜 신자들을 모은다.
돈이 없는 소형교회와 개척교회는 점점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적 혜택을 누리며 신앙생활하려는 신자들이 생기면서 교회건물과 부대시설, 교통편, 주차장이 교회선택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이처럼 돈, 재력이 곧 힘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에도 이런 현상들이 있었다.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에서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 6:24) 하시면서 하나님과 비견되는 신으로까지 말씀하셨다.
재물을 인격화하여 맘몬이라 하는데, 재물의 신을 의미한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돈은 하나님과 맞먹는 힘을 가지고 인간을 지배하려 했다.
인간의 욕심이 멈추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다.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도 예수님이 주인 되신 교회만은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예수님이 친히 재물을 하나님과 겸하여 섬기지 말라고 하셨으니.
하지만 교회도 예외가 아니니 씁쓸하다.
나도 그런 장본인이 되었으니 말할 자격조차 없다.
맘몬의 공격에 속절없이 무너져가는 한국교회를 생각하면 마음 아프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성직자가 되었지만 돈의 유혹에 흔들릴 때가 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는 말씀을 붙잡지만, 먹고 마시고 입는 것 때문에 염려하며 살 때가 있다.
참새 한 마리도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시면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지만 의심하고 걱정한다.
결국 먹고 사는 돈의 문제에 걸리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맘몬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분으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교회를 쥐락펴락하던 목사님이 그의 입으로 '돈이면 다 된다'고 했다니.
'돈으로 안 되는 것이 없다'고 했단다.
안 되는 것을 돈으로 되게 했던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로 들렸다.
세상에서는 돈으로 다 된다고 하더라도 교회에서는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더구나 한국교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리더가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한국교회를 움직여왔다는 생각을 하자 섬뜩했다.
나도 돈 앞에서 흔들리는 나약한 목사이다.
그런 생각을 떨쳐버리려 해도 부유한 성도와 가난한 성도가 달라 보인다.
그렇다고 개인적인 유익을 바라지는 않지만..
교회가 펼치는 선교와 교육과 봉사를 위해 감당해야 할 역량의 차이가 있으니 말이다.
사람의 한계인지 아니면 나의 한계인지.
돈이 원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돈 때문에 패가망신하고 불효하고 형제간의 의가 갈린 사람들, 복권에 당첨되고 더 불행해지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에게 돈이 좋기도 하지만 섬기는 신이 되는 순간 하나님과 상관없는 인생이 되고 만다.
‘하나님이면 다 된다’고 해야 할 목사가 ‘돈이면 다 된다’고 하는 순간부터 하나님의 종이 아니라 맘몬의 종이 되는 것이다.
섬기는 신으로가 아니라 다스림의 대상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돈을 사용할 때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