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가득하면 삶이 복잡하다.
욕심의 무게 때문이다.
비우면 그만큼 홀가분해진다.
그동안 교회문제로 마음이 무거웠다.
정의를 위해 내 몫의 십자가를 마다않고 졌는데,
대의를 꺾어야 할 시점이 왔다.
내가 당하는 고통은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지만...
교인들이 피해를 입어야 하는 상황 앞에서는 버틸 수가 없다.
하나님의 공의마저도 접어야 되는 것이 안타깝다.
혼자만이라도 감당할 마음이 있는데...
애꿎은 교인들이 상처와 피해를 입어야 한다면 뜻을 접을 수밖에.
한국교회의 미래가 걱정이다.
바름과 옮음을 위해 앞장서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으니.
몸을 사리면서 힘든 길 가기를 싫어하니 십자가는 누가 질까?
좋은 게 좋은 건가보다.
정의는 묻어두고 타협하는 것을 하나님이 원하시는지.
혼란에 빠진다.
싸움에 지치니 본질마저 사라졌다.
화해를 통한 회복이 중요하지만 무엇을 위해 싸워왔는지 그 본질만은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한국교회의 미래가 있다.
그런 싸움을 다시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알기 때문이다.
그냥 묻히면 반복적인 잘못이 이어지지 않을까.
외부적인 요인으로 이제 싸움이 멈추어간다.
이것조자 하나님의 뜻이리라.
한데, 이제까지 지탱해왔던 신념이 무너지는 것이 괴롭다.
교인들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멈춰야 하지만,
미래의 한국교회를 바라볼 때 마음이 무겁다.
이것마저 비우련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목회자로서의 미래마저 내려놓으니 마음이 편하다.
비우면 이렇게 홀가분한데...
당사자들은 왜 그토록 복잡하고 무겁게 살아갈까?
하나님 앞에 서야 할 날이 임박하면 그 때야 깨달을까?
정말로 비우면 홀가분하다.
그래서 하나님은 비우며 살기를 원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