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빈 지갑을 채워준 딸의 후원금

하마사 2014. 10. 7. 20:05

어머님 생신축하를 위해 가족들이 모였다.

청주에 사는 동생가정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맛나게 식사한 후 저녁 늦게 헤어졌다.

어린 딸도 함께 갔었다.

가족모임 때면 용돈 받는 재미가 쏠쏠한가보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자랑했다.

돈을 너무 좋아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했다.

평소에 돈 이야기를 많이 했나 싶어 뜨끔했다.

언젠가 전기세가 평소보다 많이 나왔었다.

지방에 사는 아들의 친구가 올라와 한 달 동안 함께 생활했던 때문인지.

아무튼 여름철이니 전기사용량이 많았다.

전기세가 많이 나왔다는 말을 들었는지 딸은 그 때부터 절전을 위해 사명감을 가졌다.

열심히 코드를 뽑았다.

핸드폰 충전기가 꼽혀 있는 코드를 빼거나 라디오와 컴퓨터 코드가 꼽혀 있는 콘센트를 꺼버린다.

그렇게 한 달을 지낸 후 실제로 전기세가 적게 나왔다.

자기의 절전노력으로 전기세가 줄었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더욱 사명감에 불탔다.

대학생인 큰 아들 생활비, 고3인 작은 아들과 초등학생 딸의 학원비로 늘 빠듯하다.

학생이 있는 가정은 모두 우리처럼 살겠지.

자녀들의 교육비가 부모들의 허리를 휘게 한다.

학교교육만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지은이는 이런 가정형편을 짐작한 것인지 돈에 예민하다.

어린 나이에 부모생각을 하는 것이 기특하지만 미안하기도 하다.

아침에 엄마 지갑을 만져서 이상하게 생각했다.

한데 어제 받은 용돈을 엄마지갑에 채워주고 있었다.

내 지갑에도 넣어 주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딸이 신기하다.

부모의 빈 지갑을 채워주려는 딸의 갸륵한 효도가 감동을 주었다.

벌써부터 초등학교 3학년 딸의 후원금을 받고 살다니.

지갑에 채워진 딸의 후원금을 쓰는 것이 왠지 다른 돈과 달리 느껴진다.

아빠를 생각하는 딸의 마음이 감동을 주듯이

하나님 아버지를 감동시키는 것도 마음과 작은 정성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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