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고사리 꺾는 재미

하마사 2014. 5. 9. 16:27

5월 연휴기간에 시골을 다녀왔다.

본가와 처가댁을 방문하여 양가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렸다.

교통체증이 심했지만 넉넉히 견딜 수 있었다.

부모님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오랜만에 보는 진돗개들도 꼬리를 흔들어주었다.

진돗개 썬더를 데리고 뒷산을 올랐다.

어릴 때 엄마를 따라 고사리를 꺾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고사리를 꺾어보고 싶었다.

산의 능선 부근에 묵은 고사리 잎들이 보였다.

근처를 살피자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인 고사리들이 여럿 보였다.

신이 났다.

하나를 꺾으니 주변에 또 다른 고사리가 있었다.

고사리 밭이었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며칠 전에 내렸던 비가 산을 비옥하게 만들었다.

많은 고사리들이 꺾어진 흔적이 있었지만 다시 올라온 것이었다.

풀과 나무, 야생화 등 볼거리가 많았지만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드문드문 올라온 고사리들이 한 눈 파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푸근한 마음으로 산을 내려왔다.

어머님은 육개장 몇 번은 넉넉히 끓일 양이 된다 하셨다.

오래 전 산에서의 추억을 되살린 시간이었다.

사는 것도 고사리 꺾듯 재미있으면 좋겠다.

고사리 꺾듯 집중하면 엇길로 나가지도 않을 것이다.

산은 맑은 공기와 안식, 산채와 같은 먹거리, 재미와 추억도 안겨준다.

이런 즐거움을 종종 누리고 싶다.

육개장을 먹을 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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