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딸 키운 보람

하마사 2014. 5. 10. 11:16

과거에 ‘아들 키운 보람’이란 글을 쓴 적이 있었다.

딸 키운 보람이란 글도 써야 딸이 서운하지 않을 듯하다.

금년의 어버이날은 딸로 인해 특별한 날이 되었다.

시골에 계신 양가 부모님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다.

매년 지속되는 일이다.

부모님들이 건강하셔서 오랫동안 계속 할 수 있기를 소원한다.

올해는 큰 아들과 딸도 함께 하여 더욱 좋았다.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은 양가 어르신들과 삼촌들로부터 용돈을 두둑하게 받고 좋아했다.

지폐를 세면서 얼마라고 자랑했다.

돈 모으는 재미를 알아가는 딸이 귀엽기도 하지만

앞으로 돈이 지배하는 세상살이를 생각하면 애처롭기도 했다.

그렇게 생긴 돈을 어버이날 과감하게 풀었다.

화분정리대가 필요하다고 하자 자기가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했다.

종이로 만든 카네이션과 편지, 그리고 봉투에 돈을 넣어 어버이날 아침에 선물로 주었다.

메모지에 이런 글귀와 함께.

 

환불 사절.

필요한 것 사세요.

두 명이 나눠서 가지기.

 

시골에서 받은 용돈 전액이었다.

초등학생에게는 큰 액수였다.

매년 어버이날이 되면 두고두고 이야기 거리가 생겼다.

어린 딸의 마음이 기특했다.

감사하는 내용의 편지도 감동이었다.

딸 때문에 비행기 탄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실감난다.

이런 딸이 언젠가 비행기 태워줄 날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아들이 있어 좋고, 딸이 있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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