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캐나다 출신 게일 선교사가 이런 말을 했다. “조선은 노인 천국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조선에서 노인으로 살고 싶다.” 벽안의 선교사가 탄복할 정도로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지 동방무례지국이 되고 말았다.
수년 전 유엔아동기금(UNICEF)이 아시아·태평양지역 17개국 청소년 1만 73명을 대상으로 어른 존경도에 대한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어른들을 매우 존경한다’는 항목에 한국의 청소년들이 그렇다고 응답한 수치는 13%로 17개국 중 꼴찌였다. 17개국 평균이 72%인 점을 감안하면 충격적이다. 국민소득이 2만 5000달러가 넘었다고, 앞으로 4만 달러 될 거라고 자랑하면 뭣하겠는가! 이대로 방치하면 개인이나 가정이 불행해지고, 사회와 국가도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웃어른을 공경하는 문화가 사라지는 것은 비극이다.
모든 윤리는 하나님 경외의 신앙에 기초한다. 우리 그리스도인부터 하나님 경외의 신앙으로 윤리를 회복해야 한다. 어른들부터 본을 보이면서 자녀들에게 웃어른 공경을 가르쳐야 한다. 과거 유교사회에서도 지켰던 문화를 기독교 인구가 20%에 달하는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이루지 못한다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너는 센 머리 앞에서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레 19:32) 이 말씀이 새삼 마음에 다가오는 5월이다.
홍문수 목사(신반포교회)
-국민일보 겨자씨, 20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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