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전 옛 직장동료들을 만났다.
네 명의 입사동기들이었다.
직장에 남은 친구가 이사로 승진하여 축하하는 모임이었다.
모두가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다.
친구가 잘 되는 것이 마치 자기가 잘 되는 듯 기뻐했다.
술자리에 참석했다.
세 명은 술을 마시고 나는 사이다를 마셨다.
취기가 돌면서 대화가 무르익어 갔다.
자녀, 부부, 부모님, 일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들이 오갔다.
사이다를 마시면서 안주를 먹는 것이 왠지 미안했다.
나이 들면 서로 가까이 살자는 이야기도 했다.
술잔이 비워지고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승진 턱을 낸 친구가 계산하고 일어났다.
뒤처리반이 활동할 시간이 되었다.
집까지 차로 모셔야 하기 때문이다.
술자리에 내가 끼면 친구의 아내가 안심한다고 했다.
뒷마무리를 확실히 할 수 있는 맨 정신의 사람이 있기에.
그날도 어김없이 한 명씩 집 앞까지 모셔드렸다.
안주를 먹어도 봐주는 이유가 뒷마무리를 위해서...
이래서 목사는 술자리에도 필요하다.
술자리에 있는 목사를 의심할지도 모른다.
의심받을 행동을 하지 않는 것도 좋지만, 복음의 접촉점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혹 지금까지 부정적으로 생각했다면, 나와 같은 뒷마무리 목사라고 인정해주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