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명의 변천사를 생각하면 재미있다.
배씨 성을 가지고 있어 배와 관련된 별명이 있었다.
초등학교 때는 배꼭지,
중학교 때는 배똥땡이,
친구들이 보기에 배가 나왔었나보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는 하마,
대학교 시절에도 고등학교 친구가 불러주어 하마라는 별명을 이어갔다.
하마라는 별명이 생긴 이유는 이렇다.
고등학교 때 앞니가 유별나게 나온 친구가 있어 코뿔소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
그 코뿔소친구가 되갚아 붙여준 별명이다.
그 때부터 나는 하마로 불려졌다.
글쎄, 내가 왜 하마라는 동물로 연상되었는지?
코뿔소 친구는 지금 모교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있다.
이렇듯 하마라는 별명은 자업자득으로 붙여졌다.
세월이 흘러 별명이 잊혀졌다.
하마사 블로그를 만들고 하마라는 단어가 별명을 다시 생각나게 했다.
하여 한동안은 ‘하마’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얼마 전 대학친구와 통화하는 중에 다시 별명을 듣게 되었다.
수 십 년 만에 들어선지 정겨웠다.
이런 별명은 정겹고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교회분란의 현장에서 목회하다보니 원치 않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목사가 좋은 별명을 가져야 하는데......
교회의 아픔이 끝나고 평안해지면 별명도 사라지리라 기대한다.
여당과 야당으로 나뉘어 정치적 싸움을 하는 의원에게도 언론에서 별명을 만들 듯이
교회에서도 별명이 붙여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아무튼 부덕의 소치이다.
언행을 더 신중히 해야 함을 깨닫는다.
언젠가 좋은 별명으로 불리어질 날이 오리라 믿는다.
교회를 위해 일하다 받은 별명이라면 하나님이 보상해주시리라.
아득한 추억의 별명을 떠올리며 지금의 시간이 아름답게 마무리되기를 소원한다.
앞으로는 멋지고 은혜로운 별명으로 기억되는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