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산기도

하마사 2013. 11. 23. 13:59

신학생 시절에 동아리활동을 했다.

많은 모임 중에 기도하는 동아리에 가입하여 신대원 3년 동안 꾸준히 활동했다.

매주 금요일마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광주기도원에서 철야기도 하는 시내산선교회였다.

나라와 민족, 한국교회, 장신대, 시내산선교회를 위해 공동으로 기도하고,

개인기도는 산에 올라 기도했다.

3년 동안 기도하던 바위가 내 기도처였다.

새벽이슬을 맞으며 기도하던 정든 장소였다.

방석을 가지고 산에 올라 기도를 시작하기 전에 찬양 한곡을 부르곤 했다.

“나의 영원하신 기업 생명보다 귀하다. 나의 갈 길 다가도록 나와 동행하소서.

주께로 가까이 주께로 가오니 나의 갈길 다가도록 나와 동행하소서.~”

겨울에는 눈 위에서 기도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바위 위에 서서 기도했다.

여름에는 모기에 물리며 기도했다.

바위 위 기도처는 아련한 추억을 간직한 기도의 토양이었다.

그 때는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형버스, 승합차, 자가용들로 주차장이 붐볐다.

세월이 흘러 기도의 열정이 많이 식었다.

산에서 부르짖는 기도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어제 밤에 신학교 후배들이 설교를 요청하여 기도원에 갔다.

장신대 신대원 재학생들이 지금도 기도의 맥을 이어오고 있어 감사했다.

기도의 불길이 사그라지는 이때를 위해 시내산선교회가 있는 듯했다.

뜨겁게 찬양하고 부르짖어 기도하는 후배들을 보며 마음이 뭉클했다.

기도의 종류는 여러 가지다.

묵상으로 기도해야할 때도 있지만 마음껏 찬양하고 부르짖어 기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오랜만의 산기도는 마음을 후련하게 했다.

기도처는 정돈되어 더 편리해졌지만 기도하는 사람들은 줄었다.

살기 편하고 평안하면 기도소리가 약해지는 것일까?

3년 동안의 산기도 훈련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그 때는 철야하고 토요일도 거뜬히 활동을 했었다.

근 20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감당할 수 있으니 감사하다.

강한 훈련을 시키신 하나님의 뜻이 계시리라.

군대생활도 강하게 훈련하셨고 신학교에서도 강한 기도훈련을 시키셨다.

오늘을 위한 하나님의 뜻이 숨겨져 있었다.

3년의 산기도가 오늘을 있게 했다면,

남은 사역을 위해 하나님은 또 어떤 것을 준비하고 계실까?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여호와 이레, 준비하시는 하나님이 미래의 사역도 선하게 이끄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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