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오페라 인생

하마사 2013. 9. 30. 18:15

 

음대를 다니는 학생이 졸업식을 앞두고 오페라를 공연하여 교회식구들과 참석했다.

주인공으로 노래와 연기를 잘 했다.

무대 위에서 오페라를 연기하는 배우들과 무대 아래에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가 있었다.

합창단의 합창도 있었다.

모두가 자기 역할을 충실하게 감당하여 멋진 무대를 만들었다.

막이 내려지고 천천히 다시 올라갔다.

무대 위에는 출연자들이 서 있었다.

오페라 배우들이 인사를 했다.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소개하고 무대 위에서 소개했다.

뒷모습만 보이던 지휘자가 관객들에게 인사하며 오케스트라단원들과 함께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연출자가 등장하고 모두가 함께 인사를 했다.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오페라를 관람하고 느낀 것이 있다.

무대 위에서 주인공으로 연기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단역으로 등장하는 배우도 있었다.

합창단에 섞여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무대 아래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들의 얼굴은 드러나지 않았다.

지휘자는 멋진 지휘를 했지만, 뒷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보이지 않지만 무대조명과 디자인을 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모두의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감당하고 난 이후 모두가 함께 박수를 받았다.

박수 받는 순서가 다를 뿐 예외가 없었다.

연출자는 마지막에 등장했다.

보이지 않았지만 연출자에 의해 만들어진 무대였다.

인생도 그런 것이 아닐까?

보이지 않지만 이 세상을 연출하고 계신 분이 분명히 계시다.

그분의 연출에 의해 우리는 각자의 무대에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나는 대한민국, 서울, 가정, 광성교회 라는 무대에서 오늘 주어진 역할을 하고 있다.

화려한 배역을 맡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대 뒤에서 조명을 담당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각자의 배역이 어우러져 아름답고 감동적인 오페라가 만들어진다.

인생의 오페라 막이 내리면 모두가 무대 위에 등장한다.

박수 받을 날이 온다.

주목받지 못하는 배역을 받았다고 짜증낼 일도 아니다.

주인공이 되었다고 우쭐되어서도 안 된다.

오페라가 끝날 때까지 배역에 충실하면 무대에 등장한 연출자가 손을 잡고 모두와 함께 박수하고 박수 받는 그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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