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코치

하마사 2013. 9. 17. 14:00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리는 KDB 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를 관람했다.

테니스동호인으로 정상급 선수들의 기량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았다.

예선전은 야외코트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다.

복식경기가 박진감이 있었다.

스코어도 엎치락뒤치락하며 긴장감을 주었다.

2세트를 5:1로 이기다가 6:6 타이브레이크 가서 10:12로 패하는 팀을 보면서 동정이 갔다.

승리한 팀은 계속 파이팅을 외치면서 끈질기게 따라붙는 정신이 대단했다.

복식경기가 끝나고 단식경기를 관람했다.

잘 한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실수할 때는 탄성이 나왔다.

모두가 우승하면 좋겠지만...

한 사람은 승자가 되고 다른 한 사람은 패자가 되어야 하는 냉엄한 승부의 세계가 펼쳐졌다.

상대방의 약점을 공략해야 포인트를 얻을 수 있기에 허점을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했다.

득점을 올릴 때 마다 주먹을 불끈 쥐며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가 있었다.

실수하고 자책하며 라켓에 분풀이를 하는 선수도 있었다.

선수 혼자서 묵묵히 경기를 하는가 하면,

관중석에서 지켜보며 응원하는 코치가 있는 선수가 있었다.

꼼꼼히 시합기록을 하면서 선수에게 조언하는 코치가 있었다.

선수가 멋진 샷을 구사한 후에 관중석에 있는 코치를 쳐다보며 파이팅을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코치도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선수를 격려했다.

선수에게 코치가 있듯이 인생에도 코치가 필요하다.

시합이 잘 안 풀릴 때 다가와 조언하는 코치처럼.

원하는 곳으로 멋지게 샷을 날리지만 네트에 걸리거나 라인을 벗어날 수 있다.

혹은 예측하지 못한 상대방의 반격을 당할 수도 있다.

이 때 다가와 격려하고 다음 공을 준비케 하는 사람이 코치이다.

살다보면 제 뜻대로 안 되는 일이 많다.

최선을 다하지만 안 될 때가 있다.

그 때가 코치의 격려와 진단이 필요한 시간이다.

내일이면 추석연휴가 시작된다.

삼일기도회를 마치고 저녁에 부모님이 계시는 원주로 갈 예정이다.

부모님은 나의 코치시다.

신앙으로 양육해주시고 지금도 기도로 돕고 계시는 인생길잡이(멘토)이시다.

계신 것만으로도 마음 든든한 나의 후견인이시다.

가족들이 코치이다.

아픔과 실수를 감싸고 격려하는 이 땅의 코치이다.

명절은 인생의 코치들을 만나는 시간이다.

서로의 얼굴을 대하는 것으로 힘을 얻는 관계가 가족이다.

하지만 가정이 병들고 깨어져가는 세태이다.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인생의 코치들을 잃는 것과 같다.

하나님은 우리를 천국으로 인도하는 영혼의 코치시다.

가족은 지친 마음과 육신을 쉬게 하고 격려하는 육신의 코치다.

이 땅의 코치들이 가정에서 잘 세워지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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