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계시는 원주에 갔다.
어머님이 밭고랑에 심은 열무를 뽑으러 가자고 하셨다.
고랑에 심겨진 열무를 뽑았다.
흙이 잔뜩 묻어있었다.
몇 아름을 뽑아 밭 가장자리에 놓았다.
어머님, 아내와 셋이서 흙을 털며 다듬었다.
다듬은 열무를 샘 곁에 가져왔다.
아내가 여러 개의 고무대야를 준비하여 물을 채웠다.
흙이 묻은 열무를 여러 번 물로 헹구었다.
고무대야를 거치면서 열무는 깨끗해져갔다.
수돗물을 틀어놓고 흐르는 물에 씻었다.
버려지는 열무가 또 있었다.
열무김치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식탁에 올라오기 까지 보이지 않는 수고가 필요했다.
열무를 씻으면서 생각했다.
열무김치를 먹기 위해서 이렇게 많이 씻는데...
과연 나의 죄는 어떨까?
매일 쌓여가는 죄의 때를 어떻게 깨끗하게 씻을 수 있을까?
물로 씻을 수만 있다면 괜찮다.
하지만 열무처럼 물로 씻을 수 없다.
예수님이 아니었다면 마음에 낀 더러운 죄의 때는 씻을 길이 없으니.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쌓인 죄의 때를 덕지덕지 달고 살아야 할 것이다.
멀리하려 하지만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속삭이는 죄의 유혹을 떨치기가 어렵다.
마음의 문을 비집고 들어오는 죄를 회개하며 살아야 한다.
열무를 씻는 마음으로 죄를 회개해야지.
십자가의 죽으심으로 죄의 문제를 해결해주신 예수님의 은혜가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