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두 대의 컴퓨터가 있다.
안방과 거실에 있는데, 안방 것은 오래된 구형이라 간단한 문서작업과 검색작업만 한다.
거실 컴퓨터는 아이들이 주로 사용한다.
TV 대용으로 쓰기도 하고 게임용으로 사용한다.
많이 사용해선지 거실 것이 자주 고장이 난다.
컴퓨터 제조회사에서 a/s를 받기도 했는데, 보증기간이 끝나 번번이 수리를 의뢰하기도 어렵다.
그 때마다 포맷을 시키고 프로그램을 다시 깔지만 너무 많은 시간이 소비되어 여간 번거롭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하지 못하게 할 수도 없고.
사용하는 자기들이 수리하면 좋으련만...
컴퓨터가 부팅이 잘 안되기도 하고, 부팅되었다가 자꾸 꺼지는 일이 발생했다.
고민하다가 사무실에 컴퓨터를 잘 아는 분이 있어 도움을 청했다.
하드, 그래픽카드, 코드, CD롬, 모니터, 스위치 등 고장의 원인을 찾으려 하나씩 점검했다.
여러 부분을 살폈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큰 고장인가 하여 수리점에 맡겨야겠다는 생각이 들 즈음 의외의 곳에서 원인이 발견되었다.
램이 두 개 꼽혀 있었는데, 움직이거나 불순물이 들어갈 일이 없어 점검할 필요가 없었지만 뽑아보았다.
한데, 그 중에 한 개의 램에 작은 잡티가 끼어 있었다.
처음에는 녹이 슨 줄 알았다.
녹이 슬었으면 램을 교체해야 했다.
혹시나 하여 물휴지로 잡티를 제거했다.
다행히 녹이 슨 것은 아니었다.
잡티를 제거했지만, 그것 때문에 컴퓨터가 안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른 문제는 발견되지 않아 컴퓨터를 부팅해 보았다.
아니 웬걸, 씽씽 돌아갔다.
한 것이라고는 잡티를 없애준 것이 고작이었는데...
결국 잡티가 컴퓨터를 고장 낸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램에 낀 작은 잡티가 컴퓨터 전체를 못 쓰게 만들다니.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기계도 깨끗해야 제대로 작동된다는 사실이었다.
하물며 사람은 어떠랴.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해야 건강할 수 있다.
몸에 잡티가 끼면 질병이 생기고,
생각에 잡티가 끼면 삶을 망가뜨리고,
영혼에 잡티가 끼면 영원을 잃게 만든다.
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거룩과 순결을 강조하셨음을 깨달았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의 프로그램을 멈추게 하는 잡티와 같은 죄를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