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기분 좋은 반전

하마사 2013. 4. 20. 15:45

지금보다 젊은 시절, 이마에 생긴 주름으로 신경이 쓰였던 때가 있었다.

밭이랑이 파진 듯 한 줄의 주름이 이마를 관통하고 있었다.

동생이 '주름아저씨'란 별명을 붙일 정도로 두드러졌다.

고민스러워 주름을 펴고 스카치테이프를 붙인 후 잠을 자기도 했다.

그 생각을 하면 지금도 너무 재미있다.

젊은 사람이 얼마나 걱정과 시름이 많으면 저런 주름이 생겼을까?

이런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여 왠지 자격지심이 생겼었다.

목사가 된 후에도 신경이 쓰이곤 했다.

한데, 최근에 놀라운 반전이 생겼다.

어떤 집사님이 아킬레스와 같은 주름을 복있는 주름이라 했기 때문이다.

내 이마에 있는 주름은 관상학에서 재물과 명예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관상학을 공부한 분은 아니지만 엄청난 반전을 주는 말씀이라 기분이 좋았다.

너털웃음을 웃으며 주름때문에 고민했던 과거를 털어놓았다.

정말로 복된 주름이라며 정색을 하고 거듭 말씀하셨다.

노무현 대통령도 그런 주름을 가지고 있었다며 예까지 들어주셨다.

아무튼 완전한 반전이다.

지금까지 이마에 있는 주름을 이토록 좋게 해석한 사람이 없었다.

거짓말이어도 좋다.

그렇게 믿고 살기로 했다.

그분이 그런 믿음으로 하신 말씀이니 그대로 믿으면 내게 복이 되리라.

내가 지어낸 이야기도 아니니 말이다.

약점으로 여겼던 주름까지 복이라 말씀해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이마에 패인 주름조차 자신감의 도구로 변화될 수 있다니.

말 한마디가 부끄러움을 자랑거리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하나님은 한 사람을 통하여 기분좋은 반전을 주셨다.

이제부터는 복 주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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