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눈 위의 테니스

하마사 2012. 12. 22. 19:04

 

겨울에 눈이 오는 나라에 사는 것이 복이다.

동남아관광객들이 눈을 구경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봄에 새싹, 여름에 뜨거운 태양과 푸름, 가을에 높은 하늘과 열매 그리고 단풍, 겨울에 하얀 눈을 경험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좋다.

겨울이다.

하얀 눈이 내리는 풍경은 정말로 멋지다.

눈이 오면 어린 딸은 눈썰매 탈 생각을 하며 신나한다.

나는 테니스장 생각을 한다.

눈 온 다음날 테니스를 할 수 있을까?

동호회 회원들과 운동할 수 있는 온도의 기준을 영하 7도로 정했다.

영하 7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면 운동을 쉬기로 했다.

날씨는 춥지 않아도 테니스장에 눈이 쌓이면 운동을 할 수 없다.

오늘은 회원들이 일찍 나가 눈을 치우고 운동을 했다.

넉가래와 빗자루로 눈을 치우는 것도 운동이었다.

가장자리로 눈을 밀어놓고 땀을 흘리며 테니스를 하는 기분이 상쾌했다.

눈이 오면 코치가 눈을 치워주었는데......

금년 여름부터 여자 코치가 부임하여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도움을 청했다.

노동으로 생각하면 힘들지만, 더불어 여럿이 함께 눈을 치우는 것도 기쁨이었다.

올 겨울에 눈을 치우면서 운동을 해야 할 날이 얼마나 될지 궁금해진다.

날씨가 추우면 쉬고, 눈 내리면 쉬고, 바쁘면 쉬고, 피곤하면 쉬고......

겨울 운동은 자기와의 싸움이고 게으름과의 전쟁이다.

따뜻한 이불을 박차고 나오는 용기가 절실하다.

이번 겨울에 하얀 눈을 밀어내고 테니스를 즐기는 진정한 마니아가 되기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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