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즐겨 부르는 찬송

하마사 2012. 10. 26. 20:47

추도예배를 인도했다.

89세로 소천하신 성도님의 1주기 추도예배였다.

부인 권사님과 자녀들이 모여 고인을 추모하며 함께 예배를 드렸다.

아버님에 대한 기억을 자녀들에게 말하라고 했다.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요구한 금액보다 항상 더 많이 주셨다며 아들은 아버지의 넉넉한 마음을 그리워했다.

닭을 기르며 살았던 때의 추억도 떠올렸다.

아버님을 생각하며 울먹이던 따님의 모습에서 고인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자녀들에게 좋은 아버지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음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나로서는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분은 느지막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았다.

백발로 세례 받으시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분이다.

평생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손해를 보면서 선한 마음으로 사셨던 분이셨는데...

심방을 가면 손주같은 나에게 농을 건네며 웃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내게 인상이 좋다며 칭찬해주시고 사랑해주셨던 분이셨다.

장례를 집례했을 때가 벌써 일 년이라니...

생존해계실 때 사시던 집에서 추도예배를 드리는데, 부인 권사님은 눈시울을 붉히셨다.

권사님께 천국의 소망으로 위로해드렸다.

말씀을 전하고 기도를 드린 후에 추도예배를 마쳤다.

한데, 부인 권사님이 고인이 즐겨 부르시던 찬송가를 불러달라고 하셨다.

565장, '예수께로 가면'이라는 찬송가였다.

어린이 찬송가인데,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은 후에 집에서 즐겨 부르셨다고 한다.

80세가 넘어 늦게 예수님을 영접하고 교회에 출석하셨지만, 그 분의 마음속에는 예수님으로 인해 기쁨이 충만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지금도 천국에서 기쁘게 찬송하실 성도님의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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