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아련한 군대추억

하마사 2012. 11. 8. 09:50

 

 

어제 저녁에 군대모임이 있었다.

총무인 친구가 여러 번 문자를 보내왔다.

수요기도회가 있는 날이라 예배를 마치고 부지런히 약속장소로 갔다.

도착했더니, 1차는 끝나고 2차로 장소를 옮기는 중이었다.

반가운 얼굴들이었다.

중년의 얼굴들에서 세월을 느낄 수 있었다.

영천에서 학사장교로 임관하여 광주 보병학교에서 훈련을 받았다.

보병학교에서 한 내무반을 쓰던 친구와 함께 공수부대로 차출되어 부천에 있는 부대로 배치를 받았다.

공수훈련도 받지 않고 여단으로 갔다.

어울리지 않는 베레모를 쓰고 신고식을 한 후에 대대로 갔다.

독사대대, 9지역대, 3중대로 배정을 받았다.

제대할 때까지 근무하던 곳이었다.

네 명이 한 방에 사는 독신자 숙소 BOQ에 짐을 풀었다.

이렇게 시작된 부천에서의 군생활은 수많은 추억을 뒤로 하고 무사히 끝났다.

그 때 그 시절의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지금도 모인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군대이야기로 하나가 된다.

술이 거나하게 취하면 군대용어들이 등장하며 입들이 걸어진다.

술자리에 있어보면 재미있다.

모두들 술잔을 들고 건배를 할 때 나는 음료수잔을 들고 함께 분위기를 맞춘다.

목사가 된 지금도 술자리에 앉을 기회가 종종 있다.

이런 군대모임이나 회사생활 할 때 만났던 동료들 모임, 학교 동창회에는 어김없이 술잔이 돌아간다.

한데, 술을 마시지 않아도 목사가 술자리에 참석하여 어울려주는 것이 고마운 모양이다.

하기는, 술값도 절약되면서 자리를 채워주니 좋을 것이다.

어제 저녁도 술자리에서 한참을 웃다가 중간에 일어섰다.

참 재미있는 모임이다.

젊은 시절 군대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어 좋다.

세월이 흐를수록 남자들은 군대의 추억을 잊지 못하는 모양이다.

힘들었던 훈련도 있었지만, 젊음이 좋았던 아련한 추억의 시절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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