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를 맞아 시골을 다녀왔다.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서울이 고향인 사람들의 부러움을 살만큼 나는 양가가 모두 시골이다.
때문에, 명절이 다가오면 들뜬 기분에 부산하다.
냇물에서 피라미도 잡았다.
이번 추석에는 짜릿한 손맛도 제법 보았다.
피라미 낚시에 재미를 붙여 냇가를 지날 때면 생각난다.
등산도 했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몸과 마음의 찌끼를 털어냈다.
금수산에서 재미있고 특이한 경험을 했다.
생애 처음으로 자연산 송이버섯을 채취했으니.
물론 내가 캐낸 것은 아니지만......
일행 중에 한 명이 지팡이로 송이가 있는 곳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낙엽색깔과 똑같아 지팡이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고도 찾지 못했다.
신기했다.
하나의 작은 송이가 낙엽을 쳐들고 봉긋 솟아있었다.
조심스레 송이 캐는 것을 신비롭게 지켜보았다.
야생송이버섯을 손에 들고 향을 맡았다.
향긋한 향기가 그만이었다.
송이를 발견한 후에는 일행들의 눈이 달라졌다.
등산로를 내려오면서 사방을 둘러보느라 발걸음이 느려졌다.
혹시나 하고.
송이가 또 발견되었다.
그것도 두 개가 한꺼번에.
두 번째 송이를 발견하는 행운의 주인공은 처제였다.
덕분에 하산하여 맛난 커피로 한턱을 쏘았다.
이렇게 하여 송이버섯과의 인연을 맺었다.
임자는 따로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등산로를 지나쳤던 그 자리에서 송이는 임자에게만 자기를 드러냈다.
‘개똥참외도 임자가 있다’는 옛말처럼 송이버섯의 임자도 따로 있었다.
일행이 송이버섯을 캤으니 덩달아 신났다.
하나님의 선물도 임자가 있다.
내가 받지 못해도 일행에 동참하여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것도 은혜이다.
하나님은 각자에게 송이버섯과 같은 선물을 준비하신다.
임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계신다.
나는 어떤 선물의 임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