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되면 늘 생각나는 분이 있다. 한 분은 히틀러에 저항하다 처형된 본회퍼 목사이고 또 다른 한 분은 한국교회의 영원한 스승 주기철 목사이다. 21일은 주 목사님께서 1944년 평양에서 순교하신 날이다. 그는 일제의 신사참배강요에 굴복하지 않고 신앙의 절개를 지키시다가 결국은 순교의 제물이 되셨다.
당시 대부분 교계인사들이 강압에 굴복하기도 하고 시류에 편승하기도 했다. 더러는 세속 권력에 눈이 어두워져서 우상숭배의 길에 합류했다. 그는 오직 하나님께만 순종했다. 그리하여 4월의 진달래보다 더 붉은 피를 한국교회를 위한 제물로 바치고 영원한 승리의 표상이 되었다.
오늘 우리는 많은 종류의 우상을 잘도 섬기고 따른다. 세상놀이와 돈, 권력이 우상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그것들을 갖지 못해 안달하면서 경쟁이라도 하듯 우상 앞에 아부하고 매달리며 살아간다. 그래서 교회들이 분규로 몸살을 앓고 성결치 못하다는 말을 듣고 복음의 빛이 가려지는 게 아닐까? 하나님 한 분께만 충성하다 순교의 피를 흘리신 분들이 오늘의 한국교회를 보시면 다시 4월의 뜨겁고 비통한 눈물을 흘리지 않으실까?
손달익 목사(서울 서문교회)
-국민일보 겨자씨, 2012/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