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기가 없던 시절, 가뭄이 들어 논밭이 거북등처럼 갈라지면 사람들은 모두 하천으로 나가 물통을 들고 적은 물이라도 논밭으로 끌어올려야 했다. 사방에 횃불을 켜고 밤을 새우며 물을 나를 때, 길게 줄을 만들어 강 쪽에 있는 사람이 물을 가득 담은 물통을 옆 사람에게 주면 다시 옆 사람에게 주면서 물통을 논밭으로 보낸다. 마지막 사람이 논바닥에 물을 붓고 난 뒤 다시 빈 통을 다른 줄로 보내면 쉽게 물을 나를 수 있었다. 각자가 강과 논 사이를 오가며 물통을 날라야 한다면 한두 시간도 되지 않아 모두 지칠 텐데, 연합하여 일을 하면 밤새 지치지 않고 물을 댈 수 있다. 또한 각자가 나르면 물통을 나르지 못할 사람들도 동참할 수 있게 된다. 작은 시스템 하나만 만들어도 엄청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 네트워크의 힘이다. 같은 수의 사람이라도 연결된 고리 하나만으로 때로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일을 능히 이루게 된다. 단순한 집단이 아니라 조직이 될 때 상상할 수 없는 능력이 나타난다. 모든 교회는 하나님의 목적을 위한 연관된 효과적인 네트워크를 이루어야 한다. 김상현 목사(서울 서대문교회) -국민일보 겨자씨, 2012/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