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조연상 스펜서
인종차별이 심하기로 유명한 미국 남부지방의 흑인 가정부 딸이 배우로 성장, 영화에서 흑인 가정부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아카데미 트로피를 안았다. '헬프(The Help)'에서 흑인 가정부 '미니 잭슨'을 연기해 26일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받은 옥타비아 스펜서(40·사진) 얘기다.
스펜서는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 출신으로 가정부로 일했던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스펜서는 아카데미상 홈페이지에 공개된 후보자 인터뷰에서 이런 사실을 공개하고 "어머니는 꿈을 잃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하셨다"며 "내게 늘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분"이라고 했다.
테이트 테일러 감독의 '헬프'는 1960년대 미국 미시시피주를 배경으로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다. 영화는 백인 주인집 화장실을 썼다는 이유로 쫓겨난 잭슨이 백인 여성 작가 '스키터'에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인권에 눈을 뜨고 실상을 고발하는 과정을 그린다.
2009년 출판된 캐스린 스토켓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외신에 따르면 스토켓은 작품을 쓰기 전 어린 시절 친구인 테일러 감독을 통해 스펜서를 만나 얘기를 나눈 뒤 스펜서의 가정사와 성격을 소설 속 잭슨이라는 인물에 반영했으며, 스펜서는 영화 속에서 그 잭슨 역을 맡게 됐다. '금발이 너무해 2' '스파이더맨' 등에도 나왔던 스펜서는 올해 처음으로 오스카 후보에 올라 수상까지 했다.
'헬프'의 주연인 비올라 데이비스 역시 미국 남부지방 흑인 가정부의 딸로 어머니가 했던 일을 연기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상은 받지 못했다.
-조선일보, 201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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